기업은행 차기 행장 ‘외풍설’에 내부 반발 움직임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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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차기 행장으로 유력 거론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 인사 행장 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 인사 행장 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가 차기 행장에 선임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외부 출신 유력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 인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있다. 관료 출신의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과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코드로 거론되는 ‘서울대·행시·기재부’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내부 출신 중에서는 기업은행 2인자로 꼽히는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수석부행장)와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가 거론된다. 이들은 기업은행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조직 내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외부를 막론하고 가장 유력한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지목되는 건 정 전 원장이다.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을 거친 그는 지난해 8월 임기를 남겨두고 금융감독원장직에서 물러나 차기 행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행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출신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조합원 27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74%가 내부 출신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조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친정부 정책 추진’을 외부 출신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2013년 권선주 전 행장, 2016년 김도진 전 행장까지 3대 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았다. 그러나 2019년 윤 행장이 선임되면서 이런 흐름이 끊겼다. 기재부 출신의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의 인사를 문제 삼으며 2020년 26일간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는 등 집단 반발했다. 윤 행장이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던 건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노조를 찾아 ‘낙하산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로 당시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외부 출신이 행장이 선임될 경우 내부 반발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벌써부터 기업은행에서는 외풍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외부 인사 행장 선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투명·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기업은행장 선임이 혼탁해지고 있다. 금융위는 행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방안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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