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리더십 위기’ 어떻게 돌파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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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나뉘는 이재명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
지도부 엄호 태세 속 고개 드는 ‘용퇴론’에 위기 봉착
“살아있는 공천권으로 당에 영향력 행사할 것” 전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의 기수를 잡은 지 석 달 만에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고조로 당내 반발이 확산하면서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가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는데도, 일각에선 공공연하게 ‘이재명 용퇴론’이 거론된다. 이 대표는 현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23일 복수의 민주당 인사들은 이 대표를 향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이자 소신파로 분류되는 박용진‧조응천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을 계기로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의 입장 표명 정도는 나올 때가 됐다”는 취지다.

특정 계파의 세력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포스트 이재명’ 대비의 일환으로 친이낙연계가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 등이 연말께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러 간다는 계획이 도화선이 됐다. 친이낙연계 의원들은 “세력화는 사실무근”이라며 일제히 선을 그었지만, 이 대표가 실제 기소될 경우 세력화 움직임을 표면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리더십’에 균열 조짐…‘비호감’ 기류 어쩌나

정치권의 초점은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쏠린다. 근본적으로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망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꼽히지만, 정치적으로는 당의 ‘단일대오’ 기조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계파를 막론하고 ‘정치탄압‧보복수사’ 구호에 동참해야 이 대표가 대응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 감지되는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 기류가 변수로 꼽힌다. 이 대표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전반적 호응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정확히 둘로 나뉜다. 이 대표의 성격은 카리스마 있고 화법은 날카로운 편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대중을 압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는 반면, 부정적인 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말을 안 듣는 편이다. 고집이 세다”고 입을 모은다.

이 대표가 민주당 내에서 오랜 기간 세력화를 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성격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상으론 유력 대선후보 감에 자주 올랐지만, 주류 정치권에선 호응을 받지 못했다. 이 대표가 “저런 성격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겠나(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란 평가까지 듣게 된 배경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믿을 구석’으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거론된다. 이 대표가 기소되더라도 개정 당헌 80조를 적용하면 궐위되지 않는다. 이 대표가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강제로 징계할 수 없는 것이다. 계파에 상관없이 의원들은 차기 총선 공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대표에 반발하는 집단행동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재판을 어떻게 해서든 차기 총선 때까지 끌고 갈 것이다. 그래야 공천권을 의식한 의원들이 방탄이 되어주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모습 ⓒ 연합뉴스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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