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판타지 회귀물, 짜릿한 복수극으로 돌아왔다”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6 13:05
  • 호수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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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특급 구원투수로 안방극장 복귀한 송중기
방송 첫 주에 10% 시청률 돌파하며 흥행 보증수표 입증

송중기가 ‘흥행 보증수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송중기가 출연 중인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송 첫 주부터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드라마 신드롬의 계보를 잇는 분위기다. 저조한 시청률로 부진을 겪고 있는 JTBC 드라마국에선 특급 구원투수가 등판한 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송중기(윤현우)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 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이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송중기는 tvN 《빈센조》 이후 1년 반 만에 컴백했다. 사실 이 작품은 ‘주 3회 편성’이라는 초강수를 둬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11월, 12월에 걸쳐 16부작을 모두 방송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뿐만 아니라 휘몰아치듯 빠른 스토리 전개와 흥행 요소인 ‘시간여행’도 빼먹지 않았다. ‘미래에서 온 자’ 송중기가 자신의 과거가 아닌 이성민(진양철 회장)의 막내 손자 진도준으로 회귀해 과거를 다시 산다는 설정이다. 게다가 1987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굵직하고도 스케일 있게 재해석된 현대사는 세대별로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 위에서 펼쳐지는 재벌가의 상상 초월 승계 전쟁은 흡인력을 배가한다. 무엇보다도 극의 중심에는 송중기가 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 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인 것. 송중기는 1인 2역을 맡았다. 구석구석 흥행 요소를 배치해둔 것.

《재벌집 막내아들》은 《60일 지정생존자》 《성균관 스캔들》의 김태희 작가와 신예 장은재 작가, 《W》 《그녀는 예뻤다》의 정대윤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배우 송중기를 비롯해 이성민, 신현빈을 비롯해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정혜영, 박혁권 등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정대윤 감독은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재벌 2세의 로맨스나 끈적끈적한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을 받는 분이 많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한 남자가 과거로 회귀해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주 3회 파격 편성에 관해서는 “요즘 웬만한 드라마들이 OTT에서 전 회차를 한꺼번에 공개하더라. 집중적으로 다가가는 게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JTBC에서 제안해준 주 3회 편성이 요즘 트렌드에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인 2역으로 열연 중인 송중기를 제작발표회에서 만나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JTBC 제공

1인 2역 캐릭터다.

“윤현우, 진도준 두 캐릭터를 맡았지만 1인 2역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고 임했다. 한 인물이 과거로 회귀해 서사가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한 인물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었다. 이 대본을 집필해준 김태희 작가님과 《성균관 스캔들》 작품을 같이 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너무 크고 대본의 서사가 탄탄해 선택했다. 오히려 두 가지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스달 연대기》에서 1인 2역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전작 《빈센조》에 이어 이번에도 짜릿한 복수극이다.

“복수극이 선택의 이유는 아니었지만 복수극을 하면서 희열감을 느꼈다. 제가 희열감을 느껴야 시청자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격적인 주 3회 편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신선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광고가 많이 팔렸나 싶었다(웃음).”

극에서처럼 개인적으로 회귀하고 싶은 순간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 막 든 생각은,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촬영이 끝나고 보니 아쉬운 점이 보이고, 제가 부족해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이 보인다. 전으로 돌아가면 더 잘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매력은 회귀물, 판타지라는 것이다. 제 입장에서 과거, 현재 시점 사이의 매개체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막힐 때마다 가족을 떠올리며 영감을 얻었다. 가족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배우 이성민과 할아버지, 손자 역할로 만났다.

“저보다 후배인 배우들 중에 이성민 선배님과 연기하고 싶어 하는 배우들이 많다.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몇 작품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인연이 안 됐다. 함께 연기하는 동안 진심으로 설렌다. 선배님 앞에서 나조차 처음 보는 내 표정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쩌면 선배님이 이 역할을 맡지 않으셨다면 작품을 정중하게 거절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든든한 존재였다. 선배님이 출연해 주신다고 해서 자신감이 조금 생기기도 했다.”

 

배우 이성민 역시 송중기와 연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간 제가 남자배우 복이 참 많았다. 송중기 배우와 언젠가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 시작할 땐 송중기가 출연한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다. 그의 연기에는 자신만의 여유가 느껴지는데, 그런 게 늘 멋있어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후배 배우임에도 기댈 수 있었고 의지할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진 친구다. 현장에서 함께 연기하거나 시간을 보낼 때마다 늘 든든한 동생이자 맏아들 같다. 함께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 장면ⓒJTBC 제공

신현빈이 상대역을 맡았다.

“제가 예전에 콜롬비아에서 《보고타》라는 영화를 촬영 중일 때 신현빈씨가 출연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영화를 결제해서 봤다. 제가 감히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동료 배우로서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았던 배우였다. 이번에 같이 촬영하면서 느낀 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부지고 씩씩한 배우라는 것이다. 책임감이 강한 배우더라.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은 많이 있었지만, 과거 사건들을 토대로 하나의 서사가 펼쳐진다는 점이 재미있다. 거대 기업의 회장과 그 집안의 막내 손자가 두뇌 싸움을 하며 생기는 미묘한 긴장감이 관전 포인트다. 진양철(이성민 분)과 진도준(송중기 분)이 서로를 속이고, 믿는 척하는 모든 두뇌 싸움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이다. 여기에 윤현우(송중기 분)가 왜, 누구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지도 주목해 달라.”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굉장히 오랜 시간 준비한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촬영했고, 열정적으로 임한 결과물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거 같다. 진도준과 윤현우의 감정을 믿고 따라오시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덧붙여 JTBC와는 드라마가 처음이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 열심히 만든 작품을 많은 분이 봐주시고 칭찬을 받든 비판을 받든 피드백을 받는 게 배우의 업이다. 많은 의견을 받고 싶고, 공감하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재벌집 막내아들》 입덕 포인트4

❶ 송중기의 쾌감 넘치는 역전 서사

버림받은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에서 재벌집 막내아들로 회귀하는 진도준(송중기 분)의 서사는 흥미로웠다. 윤현우는 재벌가의 다사다난한 이슈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순양을 위해 희생했지만, 벼랑 끝 죽음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버려졌음을 알았다. 그러나 다시 눈을 떴을 때는 1987년, 그는 순양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이 돼있었다. 어린 소년의 눈 너머, 대한민국의 미래 그리고 순양의 앞날을 모조리 꿰뚫고 있는 진도준은 내딛는 걸음마다 큰 파동을 만들었다. 여기에 그가 알지 못하는 단 한 가지, ‘누가 윤현우를 죽였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그의 움직임은 단순한 인생 2회 차 이상의 짜릿한 복수전을 예고했다.

❷ 짜릿 카타르시스 안긴 회귀물

성인이 되기까지 빅픽처를 그려나가는 진도준의 행보는 회귀물의 쾌감을 폭발시킨 힘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미래를 이용해 대선의 결과를 꿰뚫고, 비행기 사고에서 진양철(이성민 분)의 목숨을 구하며 냉랭했던 할아버지를 아군으로 만든 데 이어 ‘분당 땅’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흐름을 타고 그 수혜까지도 손에 쥐는 모습은 ‘환상적인 현실’ 그 자체였다. 격변의 역사가 진도준의 개인의 이야기와 맞물리는 이 순간들에 시청자들은 반응했다. 이전 생에서 이루지 못했던 모든 것을 현실화하는 진도준의 역전 서사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전율을 일으켰다. 이는 곧 《재벌집 막내아들》만의 차별점을 완성한 포인트이기도 했다.

❸ 송중기X이성민X신현빈 시너지

‘막강한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들의 시너지’를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뽑은 정대윤 감독의 말 역시 틀리지 않았다. 송중기, 이성민, 신현빈을 비롯해 베테랑 배우들이 펼치는 노련한 캐릭터 플레이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송중기는 충신과 복수자 사이, 죽음이라는 터닝 포인트를 두고 양극단을 달리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들며 몰입을 이끌었다. 이에 이어진 ‘역시 송중기’라는 찬사는 변함없는 그의 진가를 증명했다. 완벽 그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이성민에게도 극찬이 쏟아졌다.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조차도 허튼 것이 없는 그의 열연은 극의 텐션을 장악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신현빈 역시 온도차 다른 매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순양의 저승사자와 당돌한 대학생의 간극을 탁월하게 표현한 노련함은 인물이 가진 또 다른 서사까지도 궁금케 했다.

❹ 베테랑 배우들 연기 내공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서재희, 김영재, 정혜영, 김현, 김신록, 김도현, 김남희, 박지현, 강기둥, 조혜주까지. 이견 없는 연기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들의 활약도 빛났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서로 대립하고 견제하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다가올 승계 싸움 속에서 더욱 흥미진진해질 이야기를 기대케 했다. 여기에 가세한 박혁권, 티파니 또한 송중기와의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예고해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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