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기술 어디까지 와 있을까
  •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2.03 16:05
  • 호수 17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시장 선점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본격화…중소․중견기업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 제공 전망

최근 자율주행차량이 일부 보급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사람의 운전을 차량이 대신해 주는 자율주행 시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사람이 아닌 기계, 즉 차량이 운전자가 수행하던 모든 인지와 반응을 대행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2025~27년경 자율주행자동차(레벨 3)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작사와 ICT 기업들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이동을 위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구글, 모빌아이, 엔비디아를 포함한 ICT 업계와 수평분업형으로 전략적 협력을 통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자율협력주행(Connected Automated Driving·CAD)을 위한 자동차용 전장품 개발을 위해 표준화, 모듈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결국 시장 선점을 위함이다. 

11월24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 도로에서 청계천 자율주행 전용 버스가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 자율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포티투닷(42dot)이 운영하며 총 3.4㎞ 구간을 버스 2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연합뉴스

진정한 자율주행은 단기간 내 실현 어려워 

자율주행자동차 플랫폼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컴퓨팅, 통신, 지도, 서비스 등 세부 분야로 분류된다. 특히 차내 각종 장치 및 부품들과의 연결을 위한 차내 전용통신망(IVN) 네트워크 및 차량의 외부 망과의 연계를 위해 차량-ICT(VICT) 기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자동차 사용자의 이용성 향상과, 기술 개발자의 효율적 기술 개발이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운전자가 차량에 제어권을 일부 혹은 상당 부분 이양하는 기능을 자율주행차량 3단계(레벨 3) 혹은 4단계(레벨 4)로 구분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 반응 기능을 대행할 수 있는 고가의 센서, 즉 라이다와 레이더, 카메라 등 고성능 센서들을 차량에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차량의 기술과 센서들만으론 부족하다. 차량이 주행하는 도로 인프라가 디지털화 기반으로 전환돼 도로가 차량이 해야 할 기능의 상당 부분을 협력,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로에도 센서를 부착하고 도로 표지나 교통 정보, 고정밀 지도 등을 차량-도로 간 통신(V2X) 기반 초연결성을 통해 디지털로 전송하면 3, 4단계 자율주행차가 부착하고 있는 고가의 센서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잠시 졸음운전을 해도 도로 인프라가 차량과 협력하면 교통사고 개연성을 낮춤으로써 사망이나 치명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주로 주요 자동차 제작사(OEM) 중심으로 일반 승용차 분야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정한 제어권 전환이 이뤄지는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차량의 인지센서 및 연계기술이 인간 수준으로 향상돼야 하는 조건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 수준은 아직 인간의 고도의 인지 기능을 대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된 많은 기술 개발과 실증시험이 필요하기에 진정한 자율주행 시장 형성은 단기간에 실현되긴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승용차 중심의 자율주행 외에 대중교통 및 화물차 등 다양한 운송 수단별로도 특정한 목적과 조건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개발과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들의 승용차 대체 통행을 위한 목적으로 자율주행 셔틀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세종시 등 일부 도시에서는 일반 버스 등 도시 내 기존 대중교통에 연결하는 보조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율주행 셔틀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은 일반 승용차와 달리 중소기업형(SME)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저속주행으로 도심지의 대중교통 결절점을 연결하는 보조 수단으로 적용 가능하다. 이에 적용되는 자율협력주행(CAD) 기술 등 다양한 연계 기술들을 관련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 셔틀이 개발돼 시험운행 중이다. 이지마일(EasyMile), 나브야(Navya), 오미오(Ohmio) 등 제작사에서 6~12인승 수준 셔틀버스 차량을 전 세계에 보급하면서 현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및 한국 등에서 본격적인 시험운행이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은 승용차의 자율주행 기술보다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도심지의 제한된 특정 도로 구간에서 시속 20~30km로 대중교통의 보조 수단 형태로 주로 역과 공공장소 등을 연결하는 시범적인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일환으로 현실적인 실증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선도하는 韓 실증기술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는 기존 자가용과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이용자의 통행 수요를 해결하는 전형적인 모빌리티 패턴에서 나타나는 짧은 통행 결절 구간 즉, 라스트 마일(Last-mile) 혹은 퍼스트 마일(First-mile) 연결을 지원해 불필요한 자가용 수요로 야기되는 도심지 혼잡 및 주차 문제 등을 공유 기반 모빌리티로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심지 특정 구간에서 이러한 목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기존에 대중교통을 연결하기 위해 자가용 주차 후 환승(Park&Ride)으로 이어지는 통행 패턴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존 승용차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자율주행 기반으로 전환하는 미래형 모빌리티의 모습이다. 세종시와 순천시, 여수시, 강릉시 등 중소도시에서는 현재 도시 교통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실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뒤져 있지만, 서비스 및 실증기술 수준은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에너지 위기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이 전 세계의 환경 이슈로 제기되면서, 교통 부문의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자율주행 셔틀 등 새로운 교통수단과 공유 기반의 연계교통 시스템 도입,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교통 스케줄 서비스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기반의 신개념 교통 시스템을 글로벌 정책으로 적용해야 한다. ICT와 자동차의 접목을 통해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 및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 가능한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도심형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는 대중교통, 개인용 이동 수단, 공유차 등 전기차 중심의 다양한 교통수단을 지능형교통체계(ITS) 기반으로 통합·관리하는 이용자 맞춤형 신교통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에서 개인 통행 일정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교통체계를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최근 ITS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ISO/TC204에서 개인 승용차 이용 중심의 비효율적 교통체계를 도심형 자율주행 셔틀 등 지속 가능한 공유형 교통체계로 전환하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어 전 세계 선도 국가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도심 전용공간에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의 개발 및 시범운영을 통해 실제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 환경에서 참여 기업들이 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증 경험을 확보하게 되면 관련된 신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도시 내 주거단지와 생활권역 연계를 위한 저속형 4단계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 운영을 통해 안전성, 신뢰성 보장 및 사용자 수용성을 확보하면 단기간에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새로운 산업 기반이 마련되면서 중소·중견기업들에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