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분기에만 이자 6조원 냈다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11.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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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40%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0% 감소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올해 3분기 이자비용이 6조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8곳을 대상으로 분기별 이자비용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3분기 이자비용은 총 6조15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3321억원) 대비 42.1% 증가했다.

이자비용이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공사(한전)로 7223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2399억원), 삼성전자(2165억원), 포스코홀딩스(1716억원), 현대자동차(1489억원), SK하이닉스(1487억원), 한국수력원자력(1435억원), 한화(1430억) 등 이자비용만 1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기업이 총 13곳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 268곳 중 3분기 이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기업은 236곳(88.1%)이나 됐다. 이중 이자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2312억원 늘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 831억원, SK하이닉스 827억원, 한국가스공사 813억원, 삼성전자 795억원, 현대자동차 708억원, 한화 515억원 등의 순이다.

대기업 이자부담은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9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전월대비 0.61%포인트 오른 5.27%로 집계됐다. 2012년 9월(5.3%)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대출 금리가 치솟은 이유는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이 막히자 기업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자비용은 늘었지만 기업의 영업이익은 줄었다. 조사 기업의 영업이익은 34조7336억원으로 전년 동기(49조4421억원)보다 29.7% 감소했다. 이에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5.6배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1.4배)의 절반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값이 작을수록 이자에 대한 부담이 크고 수치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해당 기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 3분기 35곳에서 올해 3분기 40곳으로 5곳 늘었다. 특히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시스템, SKC, 대한전선, 태영건설, 롯데하이마트, 현대리바트, 코리아세븐, 팜스코, 한신공영 등은 올해 3분기에는 1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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