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물음에 “혁신성장”으로 답하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1 15:05
  • 호수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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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창원시장, 2023년 시정 비전 발표
“내년을 창원의 ‘미래 혁신성장 기틀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

12월6일 경남 창원 성산구 용호동의 한 번화가. 도로 맞은편에 창원시청이 들어서 있는 이 일대는 평일 오전인데도 오가는 사람들로 부산스러웠다. 이곳에서 만난 김아무개씨(54)는 작은 노래방을 운영하다 코로나19 첫해 야간 영업 제한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고 자영업자들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이날 이 거리에서 만난 이들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더니 상당수가 “일자리 마련”이라고 했다. 국내 유명 여행사에 근무하다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재작년 권고사직을 당해 오토바이 배달일을 하는 최아무개씨(37)는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예전처럼 여행업계에 복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창원시 제공
홍남표 창원시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12월6일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개막한 2022 충무공이순신방위산업전 전시실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창원시 제공

“팍팍한 시민의 삶, 희망으로 바꾸는 正道”

창원시는 시민들의 새해 소망을 시정 비전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11월25일 시정연설에서 “창원 지역 산업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 왔듯이 창원의 미래 30년 또한 그래야 한다”며 “선명한 비전과 실행 가능한 전략을 바탕으로 ‘혁신성장의 길’로 가고자 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그 길이 창원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팍팍한 시민의 삶을 희망으로 바꾸는 정도(正道)”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도시 전체의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민선 8기의 실질적 원년인 내년을 ‘미래 혁신성장 기틀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분위기는 이미 마련됐다. 정부의 방산 집중 육성 정책에 창원시의 수출 활성화 전략이 더해져, 지난 7월 이후 폴란드·노르웨이 등과 13조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이처럼 창원이 주도하는 K원전, K방산의 활기에 힘입어 창원국가산단의 가동률은 2년 전 대비 8.2%포인트 늘었고, 생산액도 22.6%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회복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창원시는 내년에 ‘산업구조 혁신의 기틀’을 마련한다. 홍 시장은 “조선·자동차·정밀기계·수소 등 창원의 주력 산업은 스마트 공장 보급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도화하고, 산업별 특화단지를 조성해 주력 산업이 장애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방위·원자력·디바이스 등 전략산업은 기업과 교육기관, 최첨단 공동 연구 장비·시설을 한곳에 집적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홍 시장이 말한 ‘혁신의 진원지’는 무엇일까. 바로 국가산단 2.0이다. 창원시는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 신청을 완료해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기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홍 시장은 “마산해양신도시 공공구역을 ICT와 메타버스 기업 중심의 첨단산업과 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 디지털 공간으로 조성하고, 내년에 관리 권한을 이양받는 진해항 활성화를 위한 종합발전방안도 수립하는 등 진해를 항만물류산업의 허브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시장은 “정부와 건설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진해신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항만배후단지 확대 지정도 정치권과 긴밀히 공조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고금리로 인한 ‘투자 혹한기’에도 전방위적 투자유치 활동을 펼친 창원시는 민선 8기 출범 5개월 만에 13개 기업, 3000억원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 이 여세를 몰아 창원시는 내년에 공격적 투자유치로 산업의 활력을 촉진한다. 홍 시장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기회발전특구’를 창원에 유치해 수도권 기업의 이전을 유도하고, 철도·모빌리티·방위·원자력 등 지역 특화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R&D 중심 공공기관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유휴부지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창원만의 특화된 투자유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특례시ⓒ창원시 제공

개발제한구역 단계적 해제 방안 국토부와 논의

홍 시장의 산업 혁신 구상은 도시 전체의 물적·유형적 요소를 개편하고 재구조화로 이어진다. 도시 공간구조 재정비 계획은 홍 시장의 후보 시절 신념과도 맥을 같이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탓에 도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기형적 구조의 개발제한구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논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단기적으로 국가산단 2.0과 스마트 물류단지 조성에 필요한 부지부터 우선 해제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전면 해제가 입법화되도록 행정지원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용역 추진 중인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계획을 국가계획에 반영시켜 국가 물류 거점도시로서 면모도 갖춘다. 

창원시는 재편된 도시 공간 간 연결망도 구축한다. 도심 내부 도로와 외부 도시들을 잇는 도로망을 확충해 산업·물류·사람을 자유롭게 연결하는 촘촘한 교통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인데, 수서행 SRT 경전선 운행과 도시 철도 트램 도입이 핵심이다. 홍 시장은 “대통령 공약인 수서행 SRT 경전선 운행과 동대구~창원 간 KTX 직선화 사업은 창원의 숙원”이라며 “사전 타당성 용역이 완료되는 대로 최적의 노선이 제5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 철도 트램 도입을 치밀하게 검토해 시내버스와 BRT, 트램을 연계하는 통합 대중교통망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시장은 도시의 인적·무형적 요소인 사람과 정주환경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복안은 무엇일까. ‘산업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 구상이다. 홍 시장은 “전문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확대하고, 우수 인재들이 창원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신개념 특화산업단지와 연계한 연구개발 중심의 고급 인재 양성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학전문대학 유치 또한 창원시 차원의 힘을 최대한 보태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창원형 문화예술 도시 표준 시스템을 확립해 도시 브랜드를 제고하고, 생활 주변에서 문화를 만끽할 수 있게 K컬처 교육센터 등을 조성하겠다”면서 정주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밖에 홍 시장은 “도시 성장과 함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창원형 보듬 복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위기가구를 신속히 발굴하고, 긴급 지원하는 밀착형 안전망을 구축하고, 창원시립복지원 이전 신축도 서둘러 노숙인의 재활과 자립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는 최근 혁신성장 경제기반 구축 전략으로 △‘원자력 산업의 조기 정상화’ 등 12개 △보듬 복지 행복 생태 조성 전략인 ‘창원맘 커뮤니티센터 설치’ 등 14개 △문화환경 품격 도시 창출 전략으로 ‘K-Culture 교육센터 건립’ 등 20개 △통합도시 공간구조 재편 전략인 ‘마산만 재생을 위한 Grand design 기획 착수’ 등 21개 △청년의 꿈과 희망 실현 전략으로 ‘시장 직속 청년정책담당관 신설’ 등 5개 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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