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반환 풍산개 ‘곰이·송강’, 광주 우치동물원서 첫 공개
  • 정성환·배윤영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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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공원 새보금자리 정착…이르면 19일 일반에 공개
‘활기찬 모습’…3년 만에 부모·자식견 상봉은 뒤로 미뤄져
9일 오후 광주 도착 은폐 논란…광주시 “안정 위해 공개 늦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가 최근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광주 우치동물원에 새보금자리를 튼 이후 처음으로 공개됐다. 광주시 산하 사업소인 우치공원 관리사무소는 지난 9일 경북대병원으로 차량과 사육사를 보내 풍산개들을 넘겨받고 광주로 이송했다.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만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최근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광주시​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만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최근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광주시​

광주시는 12일 오전 11시 20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 마련된 임시놀이터에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언론에 공개했다. 시는 이르면 오는 19일부터 곰이와 송강이를 하루 4시간의 운동 시간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 풍산개 2마리는 암컷 곰이와 수컷 송강이다.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서 선물한 것이다. 우치동물원에는 곰이와 송강이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 ‘별이’가 지난 2019년 9월부터 지내고 있다. 

3년 만에 부모·자식견 상봉이 주목되기도 했다. 발정기가 찾아온 송강이 예민해져 있어 가족 상봉은 나중으로 미뤄졌다. 사흘간 안정을 취한 곰이와 송강은 이날 오전 우치공원 동물원에서 뛰노는 모습이 공개됐다. 실내 사육시설에서 모습을 드러낸 곰이·송강은 활기찬 모습으로 임시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우치동물원에 이송 후 사육사와 수의사 등은 사흘간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활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곰이의 경우 신장결석을 앓고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동물원 측은 파악하고 있다. 외이염을 앓고 있는 송강은 조만간 완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곰이와 송강을 야외에서 키울 경우 도난이나 분실의 위험이 있는 만큼 실내 사육시설에서 돌보기로 했다. 실내보금자리는 우치공원관리사무소 1층(옛 우치동물병원 진료실)에, 산책 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임시놀이터는 열대조류관과 큰물새장 사이 잔디밭에 마련됐다. 실내 사육시설에는 도난을 대비한 방범창을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대신 오전과 오후 2시간씩 야외 활동을 하도록 하고 이 모습을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또 적응 기간을 거친 뒤 곰이와 송강이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으로, 지난 2019년 9월부터 우치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는 ‘별이’를 함께 실내 사육할 방침이다.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만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최근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광주시​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강기정 광주시장과 만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최근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광주시​

곰이와 송강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4년간 기르다가 정부에 반환해 경북대 동물병원에서 지내왔다. 대통령기록관은 전국 동물원에 곰이와 송강을 맡아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고, 긍정적 답변을 한 광주 우치동물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지태경 광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환경과 흡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실내 사육을 하기로 했다”면서 “곰이와 송강이는 잘 적응하고 있어 다음 주면 공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곰이와 송강이가 광주 우치동물원에 보금자리를 얻게 되면서 동물원에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자주와 단결’의 후손 2마리를 포함해 모두 5마리의 풍산개가 지내게 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곰이와 송강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다”며 “그런 만큼 광주에서 평화의 씨앗을 키우듯이 곰이와 송강을 잘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도 곰이와 송강이 보고 싶어서라도 광주에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 측은 지난 9일 곰이와 송강이 이미 광주에 도착한 뒤에도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혼란을 샀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사육사들의 의견에 따라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즉각 공개를 못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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