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태원 참사 생존 10대 사망에 애도 물결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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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생존 고교생, 지난 12일 마포구 숙박업소서 숨진 채 발견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11월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한 10대 고등학생이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모와 애도 물결이 이어진다. 참사 부상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태원 참사 생존자로 알려진 A군의 사망 소식에 비통해 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망자의 명복을 빌며 "어린 10대에게 너무 가혹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그 곳에서 친구와 못다한 얘기 할 수 있기를" "뉴스만 본 나도 이렇게 힘든데 참사 현장에 있다 친구까지 잃었다면 그 고통이 어느정도 였을까. 힘들었을 아이의 마지막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국가와 사회가 지켜주지 못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등 추모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비극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지금껏 무엇을 했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 등 참사 생존자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관리를 당부하는 글도 잇달았다. 

사망한 10대 부모의 지인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여자친구랑 오랜 절친과 3명이 놀러 갔다가 친구들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 남았고, (망자도) 다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며 "살아 남은 자의 고통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온전하게 견뎌 내기는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어 "참사 이후 정신과 치료도 받고, 학교생활도 잘 지냈지만 그의 휴대폰을 보니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흔적이 가득했다고 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집권 세력들이 노골적으로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조롱하고 있는 사이에 가족들과 친구 등 살아 남은 자들은 그 고통과 모멸을 온전하게 감내하고 있다. 이 고통을 어찌 위로하나"고 통탄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일 오후 11시10분께 A군 어머니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일대를 수색하던 중 A군을 발견했다. 현장 감식 결과 범죄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은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로 파악됐다. 당시 함께 간 친구들은 사망했고, A군은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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