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세민…대출 껴도 ‘보증금 반환’ 못 하는 집주인 많아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2.22 11: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세가 10% 하락시 집주인 10%는 대출 껴야 보증금 반환
3.7%는 대출받아도 못 돌려줘…“위험 경계해야”
9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있는 급매물 ⓒ연합뉴스
9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있는 급매물 ⓒ연합뉴스

주택 전세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가격이 10% 떨어지면 집주인 10명 중 1명은 대출을 받아야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아도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도 4%가량 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 6월부터 하락전환한 뒤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다. 전월세거래 중 전세 비중은 2019년 59.9%, 2020년 59.5%, 지난해 56.5%로 줄곧 50%를 넘어섰으나, 올해 1~9월에는 48.2%로 떨어졌다.

전세가격이 하락할 경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거액의 임차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갭투자 유인이 줄며 주택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경우, 주택에 세를 놓은 임대인 일부는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세가 하락 시나리오별 보증금 반환능력을 점검한 결과, 보증금이 10% 하락할 경우 전세 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지만 11.2%는 이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했다. 또 3.7%의 가구는 금융자산 처분에 추가 차입을 겸해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부족한 보증금은 가구 평균 약 3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어 전세자금대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전세자금대출 차주 중 고신용자와 고소득자의 비중이 각각 84.7%, 62.7%로 높은 편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1.5%로 낮은 편인 점을 고려한 평가다.

한은은 “전세가격 하락 등 주택임대차시장 여건 변화는 가계부채 누증 완화, 임차자금 조달부담 감소 등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전세보증금 반환부담 가중으로 인해 임대인의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