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도 이렇게 저물어간다. 돌아보면 풍파가 많은 한 해였다.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여전히 살아남아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가 개인의 삶을 잠식했다.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아픔은 국민 모두에게 슬픔을 안겨줬다. 참 쉽게 웃을 수 없던 한 해였다.
그런데 오히려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본령인 정치는 한 해 동안 국민을 더 깊은 우울에 빠트렸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지만, 뉴스를 도배한 건 온통 정쟁뿐이었다. 2022년의 끝자락까지 여야는 싸우고 또 싸웠다. 한 해의 마지막 과제인 예산안마저 여야는 법정 처리시한을 20일을 넘긴 12월22일에야 겨우 합의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삶 속에서 국민은 정치권으로부터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2022년 한 해를 정리하며 신뢰를 저버린 정치권을 향해 전국 교수들이 일침을 놨다.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2023년엔 부디 고쳐주길 바란다. 국민의 걱정을 좀 덜어주길 바란다. 사진은 12월22일 정쟁의 현장이었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건물 뒤로 해가 저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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