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아동성추행 방관’ 논란에 “참담”…경찰 조사 착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3 12: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도와 다르게 전달…출연자 많은 변화 일어나”
전북 경찰, 의붓딸 성추행 의혹 男 입건 전 조사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의 포스터ⓒMBC 제공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포스터 ⓒMBC 제공

MBC의 부부상담 예능에서 촉발된 '아동 성추행' 논란이 확산 일로다. 아동 성추행을 방관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오은영 박사는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경찰은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오 박사는 23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과 관련해 의붓딸 성추행 논란이 일자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오 박사는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면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방관하거나 묵인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의붓딸에 대한 남성의 과도한 신체 접촉을 사실상 방관했다는 지적에 대해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내용이 포함되지 못했다"며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오 박사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했다"며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던 특정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오 박사는 상담하러 온 아빠에게 "가엾다. 외로운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너무 가여웠다"라고 말했는데, 의붓딸에 대한 과도한 접촉을 하는 남성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과거 어린 시절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해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으로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라며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아이를) 지속적으로 살피겠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전했다. 

논란에 휩싸인 방송은 지난 19일 분으로 전북 익산시에 사는 한 재혼 가정의 이야기가 담겼다. 남성이 자신의 7세 의붓딸에게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찌르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아동은 신체 접촉을 불편해 하며 의붓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표현했지만, 남성은 이후에도 문제적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방송 후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작진이 사실상 아동 성추행을 방관했다는 지적과 비판글이 쇄도했다.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파장이 커지자 MBC는 입장문을 내고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가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해당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건 전 조사는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혐의점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