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명함도 못 내민다?…보증금 646억원 떼먹은 집주인도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12.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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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김씨, HUG ‘악성 임대인’ 목록서 8위
1위 박아무개씨 사고금액 ‘빌라왕’ 2배 육박
12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한 참석자가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공동취재
12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한 참석자가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공동취재

빌라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며 100건 이상의 전세보증금 사고를 낸 후 사망한 속칭 ‘빌라왕’보다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보증기관에 대신 갚아달라는 신청이 접수된 보증 사고 중 ‘빌라왕’ 김아무개씨는 사고 금액 334억원(171건)으로 8번째 규모였다. 

해당 순위는 HUG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가운데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계한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목록에 따른 것이다. HUG가 예의주시하는 일종의 악성 임대인 목록인 셈이다. 사망한 김씨보다 더 큰 피해를 야기한 악성 임대인이 파악된 것만 7명 더 있다는 뜻이다.

세입자들에게 가장 많은 액수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은 박아무개씨로, 피해액은 총 646억원(293건)에 달한다. 2위를 차지한 정아무개씨는 총 254건의 계약에서 보증금 600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3위 이아무개씨의 경우 581억원(286건)을, 4위 김아무개씨는 533억원(228건)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5위 김아무개씨와 6위 권아무개씨, 7위 진아무개씨는 각각 440억원(182건), 415억원(195건), 387억원(207건)의 보증금을 떼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30위에 해당하는 악성 임대인들이 야기한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으로, 피해금액으로 보면 7584억원에 달했다. 이 중 약 6842억원을 HUG가 대신 갚아준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 임대인에 의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 중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들을 포함하면 피해 실태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임 몰려있는 곳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총 736건의 보증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 1위였다. 아울러 서울 양천구 신월동(157건), 인천 부평구 부평동(189건), 전남 광양시(131건)에서도 100건 이상의 악성 임대인 관련 보증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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