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국내 첫 사망…태국 체류 후 귀국한 50대男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12.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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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귀국 후 이상 증상…사람 간 전파 안돼
“발생 보고된 지역 강·호수서 수영 등 주의해야”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3일 충북 청주시 질병청에서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정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12월23일 충북 청주시 질병청에서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정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의 첫 국내 감염이 확인됐다. 최근 태국서 귀국한 50대 남성의 사망 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졌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0대 내국인 남성 A씨는 태국서 4개월 체류 후 지난 10일 귀국했다. 귀국 당일부터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등 뇌수막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 받았으나 지난 21일 결국 숨을 거뒀다.

방역당국은 원인병원체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A씨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인 아메바는 크게 3종류로, 가시아메바·발라무시아·파울러자유아메바다. 당국의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검출 및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전에 해외에서 보고됐던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 쥐 및 실험동물이 감염될 경우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원충의 일종이다. 흔히 ‘뇌 먹는 아메바’로 널리 알려진 이 원충은 전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드문 편이나,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 정도다. 감염 초기엔 두통이나 정신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관찰되다가 심한 두통, 발열, 구토, 혼수 등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띤다. 

최초 보고 사례는 지난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이뤄졌다. 지난 2018년 기준 확진 사례는 381건으로, 아시아에선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이 보고된 바 있다. 태국의 경우 지난 40년 동안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돼 왔다.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은 주로 호수, 강 등에서 수영이나 레저 활동 중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적 의식 또는 비염치료에도 활용되는 코 세척기(neti pot)에 아메바에 오염된 물을 사용했다가 감염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단, 사람 간의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감염 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 여행시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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