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달고 택배기사 위장…치밀했던 제주 식당주인 살해범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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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범행 실패하자 ‘몰카’ 설치해 현관 비밀번호 파악
오토바이 동원해 택배기사 행세하며 주민 의심 피해
제주지역의 한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피의자가 12월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지역의 한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피의자가 12월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의 한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일당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피해자 집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된 50대 남성 김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는 1차 범행 시도가 실패하자 피해자 주거지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치밀함을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와 가까운 사이였던 박씨는 지난 달 김씨에게 범행을 사주하며 피해자 주거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비밀번호를 건네받은 김씨는 지난달 말 범행 실행을 위해 제주를 방문했으나 주거지 침입에 실패했다. 박씨와 사이가 틀어진 피해자 A씨가 현관 비밀번호를 변경했던 것이다.

1차 범행이 미수에 그치자 김씨와 박씨는 바뀐 비밀번호를 알아내는데 주력했다. 12월 초 다시 제주로 온 김씨는 택배기사로 위장, 배를 통해 선적해 온 오토바이까지 동원해가며 주민들의 의심을 피했다. 결국 김씨 일당은 주거지 현관을 비추는 카메라를 통해 총 4자리의 비밀번호 중 3자리를 알아냈다. 이후 박씨는 비밀번호가 피해자 A씨 관련 기념일이란 것을 알아차리고 비밀번호 4자리를 전부 알아냈다.

결국 김씨는 지난 16일 피해자 A씨의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2~3시간쯤 대기하다가 귀가한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직후 갖고 나온 A씨의 휴대전화를 인근 다리 밑에 유기하고 미리 챙겨온 신발과 옷으로 갈아입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후엔 자신의 아내인 40대 여성 이아무개씨의 차량을 타고 제주항으로 가 완도행 배편을 타고 제주를 떠났다.

경찰은 오는 28일 살인 혐의를 받는 김씨·이씨와 살인 교사 혐의를 받는 박씨까지 총 3명을 검찰로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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