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생화학무기 실었다면” 끔찍한 전개 경고한 美전문가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2.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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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대비 테세·대응 지적하며 일침…“남한에 직접적인 위협”
12월26일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2017년 6월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12월26일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2017년 6월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측 영공을 침범해 수도권 하늘을 장시간 휘젓고 다닌 초유의 사태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무인기가 생화학 무기나 폭발물을 싣고 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군의 대비 태세나 대응이 안이했다는 평가다.    

27일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드론 수백 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성능 폭발물이나 생화학 무기 등을 운반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한국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5년 전보다 더 정교한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군이 보유한 드론의 기술적 진보가 남한에 곧바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번 무인기 사태로 드러난 한국 군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측이 북한의 드론 도발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방공 체계나 전투기를 활용한 격추 등을 통해 북한의 무인기 파괴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월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월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 공군 준장 출신인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번 북한 무인기 사태를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 무인기가 김포와 인천 등 항공 활동이 집중되는 지역을 비행했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무인기가 정찰 활동뿐 아니라 공격에도 사용될 수 있다며, 무기를 실어 도시에 충돌하는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틸웰 전 차관보 역시 한국 측 대응을 문제 삼으며 "북한 무인기는 격추되어야 했다"면서 무인기가 영토 내나 민감한 지역에 접근할 경우 화기나 대공포 등을 활용해 격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격추 외에도 통신이나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하는 '재머(Jammer)'를 통해 무인기와 지휘소의 교신을 방해함으로써 비행체를 추락하게 하는 것도 군사적으로 정당한 대응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오전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와 서울과 강화 및 파주 상공을 5시간 넘게 침범했다. 우리 군은 전투기와 헬기, 경공격기 등을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북한 무인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5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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