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향년 94세로 숨을 거뒀다.
27일 광주시, 나눔의집 등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지난 26일 오후 9시44분쯤 급성폐렴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분당제생병원에서 별세했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한 사람은 10명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 가운데 나눔의집에 머무는 인원은 3명이다.
1928년생(주민등록상 1930년생)으로 대구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세였던 1942년 중국 만주 위안소로 강제 연행돼 약 3년간 일본군에 의한 성착취 등 모진 고초를 겪었다. 1981년 귀국했으나 우리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임을 알린 건 1993년이었다. 2018년 나눔의집에 정착했다.
생전 이 할머니는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왔다. 특히 이 할머니는 지난 2013년 8월 다른 피해자 할머니 등 12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법정 투쟁 7년5개월만의 쾌거였다.
이 할머니의 유족은 딸 1명과 조카 1명이다. 빈소는 광주시 경안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9일 오전 8시로 잡혔다.
한편 이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 할머니의 별세에 대해 “(고인은) 생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길 그 누구보다 열망하셨던 것으로 안다”면서 애도 입장문을 냈다.
또한 김 장관은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한 10분에 불과하다”면서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께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면밀히 살펴 지원하는 한편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