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 “2070년 한국인 46%는 노인”…인구위기 해답은 외국인력?
  • 변문우 기자·정용석 인턴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12.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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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위기 대책은…‘외국인력 활용’과 ‘이민정책 체계화’ 추진
이민정책 속도전에 ‘시기상조’ 지적도…“관리·감독 역량 갖춰야”
제주도의 경우 인구밀도와 출산율 저하의 관계보다는 지정학적인 문제도 직·간접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2070년 한국 인구는 3766만 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당 인구의 절반 가까이(46.4%)는 65세 이상인 노인 국가가 된다.(기사와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인구구조 변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저출산고령위원회 관계자는 28일 “(인구구조 변화가) 교육·병역·지역경제·성장잠재력·산업구조·복지제도 등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한국은 급격한 ‘인구 절벽’ 위기에 직면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인구가 빠르게 급감하는 양상이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월 인구는 9104명 자연 감소(출생·사망에 따른 인구 감소만 따진 수치)했다. 2019년 11월 이후 36개월 연속 인구가 줄었다. 여기에 지난 10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감소한 2만658명으로 나타났다.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이미 전 세계 198개국 중 꼴찌 수준인 합계출산율(2021년 0.81명)은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70년이면 한국 인구는 3766만 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당 인구의 절반 가까이(46.4%)는 65세 이상인 노인 국가가 된다. 경제 활동을 할 인구조차 부족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대한민국의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외국인력 규제 완화 통해 인구위기 극복 추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8일 ‘인구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 발표를 통해 6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해당 방안은 기획재정부 인구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와 함께 발굴한 것이다.

해당 과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해 경제 인구를 늘리고, 이민정책 활성화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기업 채용 외국인 전문인력의 비자 발급 경력 요건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한다. 또 우수 외국인력을 대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사전허용 직종과 관계없이 비자를 발급하는 ‘네거티브 방식 비자’(E-7-S)를 신설한다.

이어 비전문 취업인력의 경우 체류 기간 자격 요건도 5년에서 4년으로 완화한다. 또 한국어능력이 우수하고 국내 비전문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 졸업생도 고용허가제 외국인력(E-9)으로 전환해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민 정책 활성화를 위한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29일 부산시와 인구협약을 맺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활동 인구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력에 대한 고용의 유연화 등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숙련노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9일 ‘출입국관리법’과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안은 기존 인구감소지역 시·도에 외국인 산업인력의 원활한 유치를 위해, 해당 시·도지사가 법무부 장관과 협의해 ‘지역특화형 비자’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인력의 배우자·부모·자녀에 대한 사증발급도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이자 의원실 관계자는 “해외 우수인력을 데려와 경제 인구를 보충하는 것은 물론, 인력의 가족들까지 데려와 전체인구도 늘리려는 취지로 경상북도 측과 토론 후 발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 통과 전망에 대해선 “법무부에서 비자 발행권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나눌 수 있게 해줄지 여부가 큰 허들(장애물)이라 불확실하다”며 “앞으로 추가 작업을 통해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에서 외국인력을 활용해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와 국회에서 외국인력을 활용해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규제 완화 능사 아니다?…“관리·감독 역량부터 갖춰야”

나이 들어가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인력 확충은 필수 과제다. 다만 이민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민 허들을 빠르게 낮추기 전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육, 산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구위기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런 논의가 없이 급속히 이민 정책이 추진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이민자들을 관리·감독할 역량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국외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력들이 근무지에서 무단이탈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현상을 짚었다. 이 연구위원은 “캐나다 등 외국에서도 주지사가 비자발급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자체가 이민자들을 관리할 여건이 되는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에서 외국인력을 책임지고 관리할 역량을 기르는 게 우선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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