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에 퍽퍽해진 살림, 한은·금감원의 ‘새해 진단’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1.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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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올해 통화정책, 물가 안정에 중점…가계부채 줄일 기회”
이복현 “고위험 자산 리스크 집중 점검…내부 통제 역량 제고할 것”

지난해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금리’였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 앞에 기준금리가 치솟자, 서민들은 대출 이자 부담에 허덕여야 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와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경기는 차게 식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과연 윤석열 정부의 금융 수장들은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을까.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닭고기 판매대의 모습. 닭고기는 지난해 대비 24.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닭고기 판매대의 모습. 닭고기는 지난해 대비 24.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위기 속 기회 강조한 한은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돼 관련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수 있고, 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물가·경기·금융간 상충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총재는 ‘복합 위기’의 긍정적 측면도 언급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지만, 정부·기업·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결과 환율이 점차 안정됐다”며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 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은 증가세를 이어간 만큼 대외 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고금리 환경도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낮추고 부채 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위험 자산’ 집중 점검 예고한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새해에도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복합위기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신년사에서 실물 경제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새해 감독 정책은 대내외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금융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별 상시 감시와 취약 부문 잠재 리스크 점검을 강화해 금융권의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겠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 투자 등 고위험 자산의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또 “서민금융의 안정적 공급을 유도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활력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정보센터 구축, 취약층 위험을 보장하는 다양한 상품 개발,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앱의 금융권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내부감사 협의제 운용의 내실화 등을 통해 금융사의 내부통제 역량을 제고하겠다”면서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규제 및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밀착 모니터링을 위한 인프라 개선과 업무 프로세스별 점검 등을 통해 공매도 감독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시장 교란 행위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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