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술탈취 논란 일파만파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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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빌미로 정보 요구 후 아이디어 도용…공정위·중기부 조사 중
롯데헬스케어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롯데헬스케어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롯데헬스케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술유용감시과는 전날 롯데지주와 롯데헬스케어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알고케어는 지난달 18일 롯데헬스케어가 자사의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정량 공급기) ‘뉴트리션엔진’의 사업 아이디어를 도용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뉴트리션엔진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자의 의료·운동·생활 데이터 등을 수집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해 필요한 영양성분과 함량의 영양제를 공급해 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3년 연속으로 4개의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3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알고케어에 따르면, 롯데벤처스와 롯데헬스케어는 2021년 9월 알고케어에 투자와 협력을 제안했다. 이후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는 제품의 작동원리 및 구조는 물론 의료법과 규제, 모방제품 방어 전략 등 다양한 사업정보를 요구했다.

그러나 협력 논의는 결국 무산됐다. 자사의 브랜드명으로 소비자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알고케어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

알고케어는 최근 열린 ‘CES 2023’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의 아이디어 도용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한다. 롯데헬스케어가 이 행사에서 공개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캐즐’이 자사의 뉴트리션엔진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이후 알고케어가 롯데헬스케어의 기술탈취 논란을 공론화하면서 이번 공정위 조사가 시작됐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도 알고케어에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가를 파견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알고케어는 이와 별개로 롯데헬스케어를 영업비밀침해 등 혐의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아이디어 도용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개인 맞춤형으로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디스펜서를 활용하는 모델이 일반적”이라며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이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또 “지난달 알고케어 측 공정위 신고에 따른 후속 절차로 롯데헬스케어에 대한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중기부에서도 조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당사는 성실히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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