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당대표는 ‘여의도 비서실장’ 아냐…절대 ‘철수’는 없다”
  • 구민주·이원석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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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우 ‘안철수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
“김기현이 안 보인다…장제원·나경원에 대리시험 맡겨”
“‘안철수 정체성’ 들먹이는 건 매우 야당스러운 공격”
“지금 친이·친박 갈등 때보다 심각…金, 네거티브 몰두”
“‘대선 단일화’ 효과 없었다? 인간적 도리에 어긋난 말”
김영우 안철수 후보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이 2월8일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영우 안철수 후보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이 2월8일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 선거 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안 후보를 향한 대통령실의 공세에 대해 “당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니다”라며 “어떤 상황에도 비굴하게 굴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월8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에도 안 후보가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設)이 퍼지는 등 지속적으로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조직적인 네거티브가 이뤄지고 있는 것일 뿐, 안 후보는 초지일관 의연하다”며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절대 ‘철수’란 없다”고 못 박았다.

 

오늘(8일)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민심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

“바닥에는 이미 안철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우리 당이 정권교체를 이뤄낸 후 보여준 모습들에 대해 많은 당원과 국민이 큰 실망감과 위기의식을 느끼고 계신다. 이대로라면 총선이 폭망이라며 당의 이미지를 바꾸고 승리를 가져올 대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 점에 있어 안 후보가 강점을 갖고 있다. 차기 총선 승패를 가르는 건 결국 수도권인데, 수도권에서 김기현 당대표가 선거 지원 유세를 하는 것과 안철수 당대표가 지원 유세를 하는 것엔 굉장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평시의 관리형 당대표라면 김기현 후보를 추천할 수 있지만, 전쟁과 같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당대표는 안철수다.”

최근 대통령실이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안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안 후보가 너무 쉽게 한 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당대표는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앞서 ‘이준석 당대표 트라우마’를 지켜본 당원들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정당에겐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듣고 대통령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대통령실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이 이런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한 발 후퇴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었다.”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에 대해 섭섭한 마음은 없나.

“사실 당대표 선거에서 대통령과의 친분과 소통을 강조하는 건 자연스러운데, 대통령실이 우리 캠프를 향해서만 비판하는 건 저로선 굉장히 섭섭한 일이다. ‘윤심팔이’를 했다고 하는데, 윤심을 먼저 판 건 오히려 저쪽(김기현 후보)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방송에 출연해 ‘윤심은 김기현에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천하람 후보 측에서도 ‘윤핵관’ ‘간신배’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이 부분에 대해선 한 마디 경고도 없다. 그리고는 우리가 대통령과의 협력을 강조하고자 ‘윤안연대’를 사용하자 그게 거슬렸다고 한다. 굉장히 섭섭하다. 혹 대통령이 마음에 둔 후보가 있더라도 대통령실에서 공개적으로는 ‘중립’이라고 명시해줬으면 한다. 공정과 원칙이 윤석열 정부의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모든 후보 캠프에 똑같은 기준과 잣대가 적용되길 바란다.”

윤심 마케팅을 중심으로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면이 있다.

“정말 누가 당의 화합을 이끌지, 누가 총선 승리를 가져다 줄지만 보고 평가하는 전당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윤심 논쟁부터 멈춰야 한다. 사실 윤심은 전당대회 초반 김기현 후보가 너무 뜨지 않아서 끌어온 논쟁이지 않았나. 정작 김 후보는 지금 어디로 갔는지 ‘못 찾겠다 꾀꼬리’다. 초반엔 장제원 의원에게, 그 다음엔 나경원 전 의원에게 대리시험을 쳐달라는 것 같다. 남은 기간엔 김기현 대 안철수, 안철수 대 김기현의 대결이 분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과거 친이(親이명박계)-친박(親박근혜계) 갈등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당내 갈등은 어떤 공통점 혹은 차이점이 있나.

“지금의 갈등 양상이 훨씬 심하다. 당시엔 낮에 싸우더라도 저녁 땐 함께 술을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서로 인간적인 신뢰가 있었고, 저 또한 상대 쪽 선배 의원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데 지금은 십 수 년 간 함께 정치를 해 온 사이였는데도 서로 아예 안 볼 사람처럼 무차별 공격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 후보 캠프 소속인 것을 떠나 우리 당이 매우 걱정스럽다. 어떻게 외연을 확장하고 어떻게 총선을 치를 지 걱정이다. 우리가 하나 되어 눈덩이를 굴려도 모자랄 판에, 있는 눈덩이조차 쪼개고 갉아내고 있다. 총선을 생각했을 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김 후보가 최근 안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김 후보는 계속해서 안 후보의 야당 시절 언행에 대해 꼬투리를 잡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이뤄냈고 이후 인수위원장을 거쳐 합당을 한 인물이다. 이런 정치인에게 그보다 앞선 야당 시절, 고 신영복 교수를 조문했던 일 등을 억지로 문제 삼고 있다. 그야말로 네거티브이자 굉장히 야당스러운 공격이다. 이러한 공격은 온전히 지금의 지지율 격차에서 오는 조급함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안 후보가 한 자릿수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면 김 후보 측에서 결코 꺼내지 않았을 거다.”

김 후보 측에선 안 후보가 미래권력으로서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기도 한데.

“오히려 그 반대다. 안 후보가 자기정치를 하려 했다면 굳이 차기 대선이 한참 남은 이때 십자가를 지고 총선 책임을 짊어지려 했을까. 안 후보로선 정치 여정에 있어 굉장한 부담을 감수한 것이다. 정말 자기정치를 하는 대권주자들은 정부 초중반까지 가만히 당대표와 보조를 맞추다가 후반부에 전면 등장하며 대통령을 공격한다. 안 후보는 그 길이 아니라, 엄청나게 긴 시간, 위험부담이 큰 길을 당을 위해 택한 것이다.”

김영우 안철수 후보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이 2월8일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영우 안철수 후보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이 2월8일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대통령실과 당내 일각에선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효과가 미미했거나 오히려 승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굉장히 잘못된 판단이다. 0.73%포인트 차로 이겼다는 것의 의미는 그야말로 있는 표 없는 표 모두 싹싹 긁어모아 이겼다는 것이다. 그때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면 100% 졌다고 생각한다. 전당대회가 과열되다보니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인간적인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때 우리 당 모두가 숨이 넘어갈 정도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외쳤다. 김기현 후보도 과거엔 자신이 단일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얘기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의 과거 언행을 부정하고 있다. 아무리 표가 급해도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

장제원 의원과 최근 통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장 의원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는 일이 있었는데 어떤 상황이었나.

“전 좋은 의도로 장 의원과의 통화 사실을 이야기했던 거다. 언론에서 친윤계 의원들과 소통을 전혀 안 한다고 보도하니까, 그게 아니고 좋은 분위기에서 소통을 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또 당시 장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 우두머리’로 공개 비판할 수밖에 없던 심경을 털어놓기에, 이걸 얘기하면 장 의원에게도 도움이 될 줄 알았다. 제가 순진했던 것 같다.”

당시 장 의원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자세히 공개할 순 없지만 아무도 총대를 안 메는 상황에서 자신이 멜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친하게 지냈던 나 전 의원을 향해 하루아침에 반윤 우두머리라고 칭한 게 저도 의아스러웠기 때문에, 관련해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결국 나경원 전 의원이 김기현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당심(黨心)에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까.

“김 후보에 고스란히 플러스로 작용할 것 같진 않다. 나 전 의원이 입장을 선회하는 과정도 부자연스러웠고 그 과정은 국민이 고스란히 지켜봤지 않나. 오히려 어제(7일) 저녁부터 반대의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하고 후원했던 많은 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의아해하고 또 굉장히 서운해하고 있다. 저희로선 나 전 의원에게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안 후보에 대한 대통령실의 압박도 이어질 거란 관측이 있다. 안 후보가 결국 중도 포기할 거란 관측도 이어지는데 가능성 있는 얘긴가.

“‘철수’는 절대 없다.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거나 사퇴했던 건 저마다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포기하거나 단일화할 명분이 없다. 여기저기 퍼지고 있는 사퇴설은 그저 근거 없는, 조직적인 네거티브일 뿐이다. 이런 얘기들이 계속 도는 것이 개탄스럽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대로 경고를 해줬으면 한다.”

안 후보도 완주 의사가 확고한가.

“초지일관이다. 의연하게 지금 상황을 잘 헤쳐 나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한 달, 캠프의 주요한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안철수의 색깔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내려 한다. 안 후보가 당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해낼 수 있는 큰 그릇이라는 걸 어필할 것이다. 무엇보다 김기현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명확히 만들 것이다. 자꾸만 선거판에 다른 변수들이 등장해 흐릿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김기현 후보를 상대하러 나온 것이지 그 외의 다른 누군가를 상대하려 나온 게 아니다. 현재 양강 구도를 명확히해 당원들에게 차별화된 실력을 증명해보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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