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맥줏값 6% 오를 때 식당 맥주는 10% 올랐다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3.13 12: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당 운영 부대비용, 외식 주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
ⓒ연합뉴스
서울 한 식당 메뉴판에 주류 가격이 적혀있는 모습 ⓒ연합뉴스

식당에서 판매하는 주류의 물가 상승률이 마트 등에서 파는 주류의 상승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품목 중 맥주의 물가지수는 112.6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10.5% 오르며 가공식품 맥주의 상승률(5.9%)을 훌쩍 웃돌았다. 이는 식당에서 판매되는 맥주의 물가가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맥주의 물가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조사한 맥주 외 다른 주류 역시 외식품목에서의 물가 상승률이 가공식품 상승률보다 높았다. 소주의 경우 외식 품목이 11.2% 올라 가공식품 상승률(8.6%)을 웃돌았으며 막걸리도 외식 품목 상승률(5.1%)이 가공식품 상승률(1.6%)보다 높았다.

마트와 식당의 주류 가격이 동시에 오른 것은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소주 등의 출고가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테라·하이트·카스 등의 맥주 제품 출고가를 각각 평균 7.7% 올렸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약 6년 만의 출고가 인상이다. 소주의 경우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에 7.9%,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해 3월에 5.1∼7.7% 출고가를 올렸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72명)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지난해 마트 등에서의 소줏값 인상 정도가 100∼150원인 데 비해 이미 주류 가격을 올린 식당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외식 주류 가격의 경우 인건비 등 식당을 운영하는 부대 비용이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총괄은 "외식 쪽에서 소주·막걸리 등의 가격 인상은 원자재 비용 더하기 인건비 등 식당 자체를 운영하는 비용들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료 인상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으로 쌓이고 그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외식 주류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다는 것이다.

정부는 맥주·탁주 종량세 물가연동제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종량세는 가격이 아닌 주류의 양 등에 비례해 과세하는 제도로, 맥주·탁주에 대한 세금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연동돼 인상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500㎖ 맥주의 경우, 해마다 물가를 연동하니 다른 (출고가 인상) 요인이 없더라도 1원, 2원, 5원 등 세금이 자동 인상 결정된다”며 “그럼 업계가 시중 판매 가격에서 1~5원만큼만 올리느냐. 아니다. 이것이 오히려 소비자 가격을 더 편승 인상하도록 하는 기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연동으로 (과세)하는 부분에 관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