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으로 악마의 짓” 전두환 친손자 폭로글 일파만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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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씨 차남, SNS에 전두환 일가·지인 폭로 게시물 공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이자 전재용씨의 아들인 A씨가 SNS에 가족을 저격하는 폭로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인스타그램 캡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이자 전재용씨의 아들인 A씨가 SNS에 가족을 저격하는 폭로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인스타그램 캡처

전직 대통령인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가 전씨 일가의 호화생활과 비자금을 겨냥한 폭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며 파장이 일고 있다. 

15일 자신을 전두환의 둘째 아들인 전재용씨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A씨는 전두환씨와 그의 부인 이순자씨를 비롯해 가족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하며 "정의구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폭로 배경에 대해 "전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이 행하고 있을 범죄 사기행각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고자 영상을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수치스러운 사람의 손자이자, 전재용이라는 악마 같은 사람의 아들"로 표현하며 "저 또한 악마이고 제 죄를 포함해 모든 이들 죄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했다.

A씨는 현재 미국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 근무 중이라며 얼굴과 직장, 소속부서도 공개했다. A씨는 또 전두환 일가의 상속포기 관련 서류를 공개하며 "저는 상속을 포기했으며 가족구성원이 아니라는 프레임을 씌울까봐 (공개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부친을 '전재용씨' '이 자' 등으로 표현했다. A씨는 "전재용씨는 미국 시민권을 따려는 법적 절차 밟고 있는 상태"라며 "법의 감시망에서 도망가기 위해 현재 한국에서 전도사라는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자가 미국에 와서 어디에라도 숨겨져있는 비자금을 사용해서 겉으로는 선한척하고 뒤에서는 계속 악마의 짓을 못하도록 도와달라"며 "저도 죄인이고, 제 죄는 제가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연희동 자택에서 스크린골프를 치는 영상도 게시했다. 또 전두환씨의 딸 전효선씨의 딸의 결혼식 사진을 올리며 "초호화 결혼식 사진"이라며 "25만원(실제 법정 발언은 29만원) 밖에 없다던 전두환씨 가족이 어디서 이런 행사를 할 돈이 생겼는지 의문"이라고 저격했다. 

전두환씨는 1997년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선고 직후 전두환씨 재산 313억원을 추징했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전두환씨는 2003년 4월 재산목록 명시 관련 재판에 출석해 "예금이 29만원"이라거 주장하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했다. 

A씨는 자신의 작은아버지이자 전씨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에 대해서도 "전재만은 현재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와이너리는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적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오후 광주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전두환 전 대통령이 2019년 3월11일 광주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A씨는 가족의 범죄 행위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저의 죄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충동)까지 느꼈다"며 "병원에 오래 입원했다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온 후 정상적으로 열심히 일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게시물을 올린 후 친형의 신고가 있었다며 "경찰관 10명이 출동해 취조하고 갔다. 저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경찰도 인정했다. 정의구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종교 관련 게시물을 올리다 이틀 전부터 가족 관련 폭로글과 영상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A씨는 가족 뿐 아니라 지인들의 마약 등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상대방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는 등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전두환씨 친손자의 폭로글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힘내시라" "응원하고 지지한다" 등 댓글을 남겼다. 일부 시민은 "그동안 전두환 덕에 손자손녀도 즐기고 누렸던 것 아닌가. 그동안 누리고 있다가 승계구도 밀려나니까 폭로 시작한 건가"라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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