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두문불출’ 朴 전 대통령과 만날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5 13: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金측 “회동 일정 조율 중”…황교안 “아마 못 만날 것”
朴, 총선 앞두고 정치적 판단으로 金 만날 가능성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 전·현직을 막론하고 여러 정치인들을 만나며 ‘연포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당권 경쟁자들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도 성사시켰다. 외부 연락을 차단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朴, 측근과도 연락 불통…“건강·형평성 문제로 활동 자제 중인 듯”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이 안됐고 계속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황도 있고 또 정치인 누구는 만나주는데 누구는 안 만나준다고 하면 형평성 문제도 나올 수 있다”며 “특정인을 만나주면 다른 인사들도 계속 만나야 하는 불편이 있어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외부활동을 극히 자제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만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며 대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도 박 전 대통령과 직접 연락조차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김 대표와 박 전 대통령의 회동이 성사될지 여부에 대해 “저희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 문제나 이런 것들 때문에 좀 어려우실 것 같다. 예측하건데 아마 (김 대표를) 안 만나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조원진 대표도 최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등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하고 직접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 외엔 직접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김기현 대표와 만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고 차기 총선 정국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존재감이 거의 소멸한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운명도 박 전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인 사람”이라며 “건강 문제를 비롯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를 빼고 정치적으로만 판단하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본인을 도왔던 측근 중 보은하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나”라며 “측근들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김 대표를 만나서 화해의 메시지를 주고 통합에 힘을 실으며 존재감을 보여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아 대구시장직에 도전했던 유영하 변호사를 거론하며 “국민의힘 내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의리를 지키는 사람들도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 공천을 받으려고 줄을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총선 TK(대구·경북) 공천을 받으면 따 놓은 당상이고 만약 못 받는다고 해도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박 전 대통령의 응원 한 마디를 들으면 1등하고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 3월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黃 “朴, 차후 정치적 메시지 내주셨으면 바람 있어”

친박계 일각에서도 현 시점이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타이밍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됐던 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원외에서도 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 운동 등이 진행되고 있고 ‘탄핵’ 여파도 점점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전당대회도 끝난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충분히 본인의 목소리를 합리적으로 낼 수 있지 않냐”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금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가 (행보가) 정해져야 될 텐데 아직 그런 것이 정해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도 “시간이 지나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기대했다.

조원진 대표도 지난 1월 시사저널에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지금이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낼 지는 대통령께서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어서 저희들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