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이슬람 사원 앞 돼지고기, 용납되지 않는 차별”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3.1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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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과 지역사회에 혐오·차별 멈출 것 촉구
16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21일)을 앞두고 대구 모스크(이슬람사원) 건립 문제와 관련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연합뉴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16일 성명을 내어 대구의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와 관련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구의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와 관련해 행정기관과 지역사회가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16일 성명을 내어 "건립 중인 모스크 앞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고 적대감을 표출하는 행위는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라며 "즉시 멈춰야 할, 우리 사회에서 용인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존엄하다는 인권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에서 혐오 표현은 더는 용납되지 않는 차별"이라며 "정부는 국제 인권 규범에 따라 이러한 혐오 표현에 담긴 불관용과 차별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대구시와 관할 구청 등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은 혐오와 차별 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며 "학교 등 지역사회와 대구 시민들은 일상에 스며든 혐오를 경계하고, 다양성을 존중해 주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2020년 9월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모스크 건축 공사가 시작됐으나 관할 구청이 주민 민원을 이유로 2021년 2월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이후 사법절차를 통해 공사가 재개됐지만, 주민 반발이 거세 사원 완공은 지연되고 있다. 

이후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단체가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 섭취를 죄악으로 여기며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다.

인권위는 2021년 6월 '이슬람 사원에 대한 부당한 공사 중지 통보' 사건에 대한 진정을 접수하고, 대구 북구청장에게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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