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수 만명…‘가짜명품’ 사기범들 돕고 뇌물 받은 현직 경찰관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3.16 13: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지검, 뇌물수수 등 혐의로 현직 대구 경위 구속 기소
대구지검 ⓒ 연합뉴스
대구지검 ⓒ 연합뉴스

수사 중 범행을 눈감아 주고 범죄수익금 인출을 도와준 뒤 대가를 받은 현직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제3부(부장검사 조용우)는 16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경위 A(40)씨를 구속 기소하고, 뇌물공여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업자 B(4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하던 A경위는 2019년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짜 명품을 정품으로 속여 판매한 C씨 등 2명을 사기죄 혐의로 수사하던 중 B씨가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공급하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방조하고 B씨를 입건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가짜명품 사건의 피해자는 2만2858명, 피해금액은 26억원에 달했다.

A경위는 2020년 1월6일 B씨로부터 '범죄수익금이 5700여만원이 남아있는 대포통장이 한 노숙자 앞으로 돼 있다.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노숙자를 찾아달라'는 B씨의 청탁을 받고 해당 노숙자의 거주지 정보를 알아내 알려준 뒤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았다. 

B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업자들이 사기 범행을 할 수 있도록 유령법인 사업자등록증과 대포통장을 공급해 가짜 명품을 판매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찰이 송치한 해외 선물 사이트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과 브로커 간 금품 수수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A경위의 범행을 확인했다.

해외 선물 사이트 사기 사건 무마 명목으로 브로커들이 경찰에게 금품을 줬다는 진술과 편지가 있었지만, 당시 경찰 단계에서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A경위를 상대로 추가 금품수수 및 수사 무마 로비 의혹 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A경위가 B씨를 입건하지 않아 더 많은 사기 피해자들이 발생했다"면서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