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국방부 압수수색’…천공은 광양 매화마을에 나타났다, 왜?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3.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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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지인 30여명과 매화축제 열린 광양 다압면 청매실농원 방문
농원 앞마당서 심야까지 막걸리 담소…매화마을 한 농가서 1박 후 상경
‘누구 행렬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일행 “유튜브서 ‘정법’ 검색하면 나올 것”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역술가 천공이 15일 오후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남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에 나타나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공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지인 30여명과 함께 고급 외제 승용차 2대에 나눠 타고 광양 다압면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을 방문했다. 이 시각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대통령 관저 이전 ‘천공 개입 의혹’과 관련 국방부를 압수수색을 마친 지 불과 두세 시간이 지난 뒤다. 

역술가 천공이 오후 5시 40분쯤 광양 다압면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을 방문했다. 천공 일행은 지인 30여명과 함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오른쪽 언덕 위 매실판매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시사저널 정성환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역술인 천공이 15일 오후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남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에 나타났다. 이날 천공은 인근 농원 앞마당에서 막걸리 등을 놓고 저녁 늦게까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 제공/ 뉴스버스  

천공 일행이 찾은 매실전시관은 청매실농원 정상 부근에 위치해 교통 통제로 일반인이 승용차를 이용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최고급 외제 승용차 등장 등 다소 이색적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시사저널 취재진이 “누구의 행렬이냐”고 묻자 일행 중 한명인 50대 여성은 “유튜브에서 ‘정법’을 검색하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직답을 피했다. 이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자 “모임에서 왔다”는 말만 남기고 총총 걸음으로 사라졌다.

해당 채널에서 ‘정법’을 검색한 결과, ‘홍익인간 인성교육’ 등 수십편의 천공 강의가 올라와 있었다. 2011년 11월 30일 개설된 해당 채널은 일상생활의 고민거리부터 정치, 사회 평론, 고전 강의까지 다양한 컨텐츠를 다뤘다. 천공은 홍익인간을 강조하며 채널에서 천부경 해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천공은 인근 농원 앞마당에서 막걸리 등을 놓고 저녁 늦게까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매화마을의 한 농가에서 1박을 하고 16일 오전 11시께 이곳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공이 도착하기 2시간 전에는 주차장에서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강한 체구의 남자가 목격되기도 했다. 

역술인 천공이 오후 5시 40분쯤 광양 다압면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을 방문했다. 천공 일행은 지인 30여명과 함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오른쪽 언덕 위 건물로 들어갔다. ⓒ시사저널 정성환
역술인 천공이 오후 5시 40분쯤 광양 다압면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을 방문했다. 천공 일행은 지인 30여명과 함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오른쪽 언덕 위 매실전시관 건물로 들어갔다. ⓒ시사저널 정성환

천공이 광양에 나타나기 세 시간 가량 앞서 경찰은 오후 2시 천공의 국방부 영내 육군 서울사무소 출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2시간여 동안 차량 출입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및 육군 서울사무소 주변 CCTV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CCTV영상 복원 및 확인 작업을 마치는 대로 역술인 천공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의혹은 지난해 12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과 그를 인터뷰한 방송인 김어준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천공 개입설을 다시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4월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으로부터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 고위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부 전 대변인과 그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를 지난달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라디오에 출연해 천공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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