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위기설이 나오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미국 내 11곳의 대형은행들은 16일(현지 시각) 공동 성명을 통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총 300억 달러(약 39조375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은 규제 당국과도 해당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가 각각 50억 달러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투입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25억 달러를 수혈한다. BNY멜론, 스테이트스트리트, US뱅크, PNC뱅크, 트루이스트 등 5개 지방 은행은 각각 10억 달러를 예치할 계획이다. 이들 예금에 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은행들은 "이번 조치는 미국의 가장 큰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과 모든 규모의 은행에 대해 가지는 신뢰를 반영하며 은행들이 고객과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전반적인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은행과 중소은행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미국 경제 그리고 우리 주변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은행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실리콘밸리 은행(SVB) 붕괴 여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제기되면서 위기설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SVB 파산과 함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에 빠진 미국 내 예금주들은 중소은행에 예치했던 예금을 인출해 상당 부분을 대형 은행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이번에 대형은행이 지원한 300억 달러 외에도 지난 15일 기준으로 약 34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4개 기관도 같은날 공동 성명을 내고 대형은행의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이들은 "오늘 11개 은행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300억달러를 예치한다고 발표했다"며 "대형 은행들의 이같은 지지 표명은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보여주며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최고경영책임자)와 논의한 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이 다른 민간 은행 CEO들을 설득한 끝에 이뤄진 결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