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릴레이 설득’ 나섰지만…MZ 노동자들 “폐기가 맞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3.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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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유니온, 이정식 장관 간담회 전 기자회견
“노동시간이 정부 따라 왔다갔다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15∼39세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15∼39세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로시간제 개편안 추진에 반발하는 MZ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나 15~39세 노동자들이 모인 청년유니온은 “폐기되는 게 맞다”면서 반대 입장을 공고히했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24일 이정식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두고 “폐기되는 게 맞다”며 “노동시간을 다루는 정책이 정부에 따라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유니온 관계자들이 든 팻말엔 ‘과로사 1위 국가가 되고 싶은 것인가’, ‘주 40시간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하라’ 등 문구가 적혔다.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지난 18~22일 청년 노동자 2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주 최대 69시간으로 바뀌면 인원을 더 뽑지 않고 한 사람에게 일을 몰아주게 된다’, ‘작은 사업장에선 인력 부족으로 지금도 연휴를 못 쓰고 있다’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장관과의 간담회 이후 취재진에 “‘총 노동시간을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신규 채용을 늘리거나 업무구조를 개선해야지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허용하는 것인 합당한가’ 등 우려를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비공개였던 이번 간담회 방식에 대한 유감도 드러냈다. 그는 “개편안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을 장관에게 전달한다고 하자 전면 비공개로 전환했다”면서 “지금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정부의 태도가 맞는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제 개편 반발에 대해 ‘MZ 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고 주문한 이후 청년 노동자들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개편안 추진의 본목적을 설명하고, 각종 우려를 청취해 보완책 마련을 검토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 장관과 두 번의 간담회를 진행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측의 경우 지난 23일 국회서 “사실상 연장근로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제도”라면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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