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의 미래인 도시철도 ‘정관선’ 위해 군비 지원도 감수”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1 15:05
  • 호수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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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종복 부산 기장군수 “재정안정화기금 활용해 부산시 부담의 일부를 지원할 것”

정종복 부산광역시 기장군수는 최근 기획재정부를 찾아 정관선 유치 당위성을 피력하며 백지장도 맞드는 심정으로, 필요하다면 군(郡) 예산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군수가 군비 지원 의무가 없는 국·시비 매칭사업인 정관선 건설을 위해 군비 지원까지 언급한 배경에는 그만큼 강하게 교통 인프라 확충을 원하는 군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 기장군 정관읍의 동서(東西)를 잇는 정관선은 7월 기재부 재정사업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때까지 정 군수와 담당 직원들은 고삐를 바짝 죄며 정관선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각오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시에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기장군에 도시철도가 연결되면 도시 위상과 경쟁력을 한껏 올릴 수 있는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 군수는 5월15일 군청에서 가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기장군의 숙원인 도시철도 유치로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서라도 정관선 건설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군민 모두가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교통 인프라 조성과 일자리, 미래 먹거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군정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기장군 제공
ⓒ기장군 제공

“군비 지원할 만큼 군민들에 필요하고 절박해”

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장군 인구가 증가하고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교통 인프라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 제일 먼저 도시철도에서 큰 틀을 잡으려 한다. 특히 정관선은 최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기장군의 도로교통 대체수단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뿐만 아니라 부산 프리미엄 아웃렛 확장과 야구테마파크 조성이 계획돼 있어 교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인 기장은 유사시 군민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생명선도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군의회 의장과 함께 기재부를 찾아 정관선 적기 추진을 건의한 것이다.”

기재부 반응이 궁금하다.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었는가.

“국가 재정지원사업을 총괄하는 기재부 입장에서는 특정 사업 추진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조심스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이전에도 우리 담당 부서 직원들이 기재부를 지속적으로 방문해 관련 설명을 했다. 그때는 우리 직원들이 자료를 전달하거나 브리핑을 하면서 다소 미온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올라가서 예산 분담 부분 등을 얘기하니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경청한다는 점이 느껴졌다.”

철도 건설과 관련된 예산이라면 작은 규모가 아닐 텐데 추정액과 조달 계획이 궁금하다.

“부산시 기장군 조례에 따라 2022년도부터 재정안정화기금을 적립 중이다. 현재 180여억원이 예수돼 있고, 향후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분양대금 일부를 기금에 적립할 예정이다. 적립되는 규모에 따라 정관선 건설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겠다. 이는 무엇보다 정관선이 우리 군민에게 필요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분양이 완료되면 18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중 정관선 건설을 위해 기금에서 투입 가능한 예산은 500억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향후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 정관선에는 국·시비가 6대 4 비율로 약 3000억원 이상 투입된다. 이 가운데 현재 적립된 기금과 추가 확보될 분양대금 등을 더하면 부산시 부담의 절반 정도는 지원이 가능하지 않을까 추산하고 있다.”

재정안정화기금은 도로 인프라 확충에도 사용할 수 있는 돈인데, 철도에 집중할 경우 다른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겠나.

“우선순위를 정관선 건설에 두고 집행하는 것으로 이해를 구하겠다. 당연히 도로 포장·개설사업에도 기금이 사용되고,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그에 맞출 것이다. 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병상 확보와 KTX 이음역 건설 등에 기금을 사용하더라도 도시철도 건설 관련 군비 지원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비용 대비 편익(B/C) 기준치인 0.7을 넘겨야 한다. 정관선의 경제성은 어느 수준인지.

“지난해 5월에 조사했을 때 광역철도 환승 수요 반영 시 B/C가 1을 넘겼다. 여기에 군 핵심 추진 산업인 산업 인프라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향후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 경제성은 충분히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동남권 의과학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있다.”

정관신도시 조성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장군 정관읍
정관신도시 조성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장군 정관읍 ⓒ정관읍행정복지센터 제공

“부산 최초로 ‘1인가구지원팀’ 신설”

최근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기재부 예타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이 정관선 유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점잖은 표현으로 ‘긍정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마디로 정관선 건설의 타당성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광역철도가 정관선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7월 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직원들과 함께 전력을 쏟을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돼 2030년에 군민들이 정관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다. 정관선은 월평에서 좌천을 잇는 동서 관통 철도다. 좌천역에서 부산 도심(부전역)까지 연결된 동해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까지의 접근성도 매우 높아진다.”

철도 이야기가 길어졌다. 다른 공약사업 중 1인 가구 지원이 눈에 띈다. 

“1인 가구 증가는 대한민국 전체에 해당된다. 기장군의 1인 가구 비율도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간 1인 가구는 사회의 보편적 정책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돼 왔다. 이제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현실과 수요에 맞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1인 가구 정책을 총괄 운영·관리하는 ‘1인가구지원팀’을 부산시 최초로 신설하기도 했다. 이는 고독사 예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독사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1인 가구는 물론 고립가구 발굴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생활 필수 서비스를 연계할 구상도 갖고 있다. 고위험군의 사회적 연결성과 복지 향상 등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하겠다.”

곧 취임 1주년이다. 지난 한 해의 소회가 있다면.

“사실 지금 진행 중인 사업들이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탓에 아직까지 많이 완료하지는 못했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모든 군민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가용한 예산과 인력 범위 내에서 현명하게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최대한 많은 군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 모두가 행복한 삶의 터전을 가꿀 수 있도록 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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