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부채 1년 새 70조원 증가…한전 47조원↑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5.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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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누적 부채 193조원…에너지 공기업 7곳 중 최대
에너지 공기업 7곳 증가폭 전년 3배 수준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에 대한 한국전력의 올해 출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1년새 7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한전의 누적 부채 규모가 사실상 가장 크고, 적자도 가장 많이 쌓여 있는 상태다. ⓒ 연합뉴스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 7곳의 부채가 1년 새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전기요금 인상분이 기대 이하로 반영되면서 7곳 중 한전의 누적 부채 규모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과 5개 발전 자회사 및 가스공사 등 7곳의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누적 부채는 28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69조4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이들의 지난해 부채 증가폭은 전년(22조6000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2020년(1조1000억원)과 비교해서는 65배를 넘었다.

한전의 누적 부채 규모는 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은행을 제외하고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7조원 늘며 1위를 나타냈다. 한전은 지난해 폭등한 원자재 가격이 전기요금 인상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적자폭을 더 키웠다.

같은 기간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 부채도 함께 늘었다. 한국중부발전 부채가 11조4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확대됐다. 이어 한국남부발전은 8조7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한국남동발전은 8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한국서부발전은 8조2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한국동서발전은 5조9000억원으로 7000억원 각각 늘었다. 가스공사는 52조원으로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157조50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146조6000억원), 한국가스공사(52조원), 한국수력원자력(43조3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한국도로공사(35조8000억원), 국가철도공단(20조4000억원), 한국철도공사(20조원), 한국석유공사(19조8000억원), 한국수자원공사(12조4000억원) 등의 부채 액수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도 사상 최대인 3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의 영업손익은 2020년 4조1000억원 흑자에서 2021년 5조8000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32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전체 공공기관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는 착시 효과 덕분이다. 정부는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에도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 이에 가스공사는 미수금이 9조원 대로 가파르게 늘면서 적자를 면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즉 나중에 받을 돈을 가리킨다. 미수금은 회계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장부상으로만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실제로는 적자나 다름없다. 올해 1분기 가스공사의 영업이익은 58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5.5% 줄었다. 이 역시 착시 효과 덕으로 올해 1분기 미수금은 3조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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