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중” 괌공항 폐쇄로 韓관광객 3000여 명 발 묶여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5.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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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공항당국 “이르면 30일 공항 운항 재개”
단전·단수로 피해 커…마트 이용도 제한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로 인해 25일(현지시간) 괌 거리에 잔해들이 널려 있다. ⓒ 연합뉴스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로 인해 25일(현지시간) 괌 거리에 잔해들이 널려 있다. ⓒ 연합뉴스

'슈퍼 태풍' 마와르로 괌 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 관광객 수천 명이 발이 묶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괌 공항당국은 30일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26일 업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괌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 여행객은 30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지 공항은 태풍 피해로 폐쇄됐으며, 공항 복구와 운항 재개가 늦어지며 발이 묶인 여행객들 피해도 장기화 되고 있다.

괌 공항당국은 오는 30일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당초 주 하갓냐 출장소 측은 파손된 시설 복구를 위해 공항 운영이 31일까지 중단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는데 이보다 빨리 공항 재개를 목표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호텔에 체류 중이며 단수와 정전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외교당국이 교민단체, 여행사 등과 긴급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지난 21일 아내, 5살 딸과 함께 괌을 찾은 강아무개(39)씨는 당초 26일 제주항공을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태풍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고 비행기 표도 구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9일을 더 머물러야 한다며 "호텔방이 침수되고 차가운 물 밖에 안 나와 아이가 어려 씻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현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서는 방을 나누어 쓸 사람을 찾거나 '노숙 중인데 샤워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단전으로 인해 마트나 편의점에서 카드 결제가 안돼 현금 인출을 위해 작동이 되는 ATM기를 찾아다니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일부 호텔은 평소보다 숙박비를 올려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관광객은 '호텔에서 추가 숙박료를 1박에 200만원 불렀다'고도 말했다.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으로, 괌에 접근한 태풍 중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시속 241㎞ 이상의 돌풍이 몰아치면서 전신주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단전으로 인해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다수의 주거지와 호텔 등에 물 공급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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