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기의 계속되는 쓴소리…예상균 “수사기관 역할 어렵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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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보조업무에 인력 상당수 배치…수사역량 저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기’ 부장검사 출신인 예상균(47)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파트너 변호사가 공수처를 향해 “사실상 수사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예 변호사는 최근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봄호에 실린 논문 ‘공수처법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예 변호사는 2021년 4월 공수처 1기 검사로 임관했으나 지난 3월 사직한 바 있다.

예 변호사가 짚은 공수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력’이었다. 그는 법이 정한 공수처 최대 정원(검사 25명·수사관 40명)에 대해 “수사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공수처는 독립적 중앙행정기관으로 설계돼, 단순 수사인력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수사, 수사보조, 기획, 행정 등의 업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 인력들이) 수사·공판이 아닌 수사 보조업무에 상당수 배치돼 수사역량 저하는 필연적”이라면서 “결원이 발생하면 해당 업무는 사실상 마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일명 ‘선별입건제도’의 폐지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 변호사는 “인력구조의 한계상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처럼 해야 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사건 위주로 수사를 진행하려 했다”면서 “선별입건제를 폐지함으로서 부족한 인력을 접수된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데 투입했다”고 짚었다.

한편 예 변호사와 함께 공수처 ‘원년멤버’로 통하는 김성문 전 공수처 부장검사 또한 앞서 공수처를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공수처 사직을 앞두고 구성원들에게 쓴 메일에서 “공직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고 썼다.

특히 김 전 검사의 경우 공수처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내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공수처에 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보안이 취약하다고들 한다”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공직자는 공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사적 자리에서도 항상 언행을 신중히 해야한다. 자신의 언행에 관한 비판적 보도가 있다면 자신의 언행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야지, 내부의 일을 외부에 알린 사람을 탓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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