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문제없음’ 만장일치에 유병호 ‘분노’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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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결과에 격렬 반발한 것으로 전해져
전현희 “사실이라면 불법 소지”…감사원, 최종 보고서 내주 발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5월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권익위 감사와 관련한 본인 입장을 직접 소명하는 '대심'에 출석하기에 앞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5월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권익위 감사와 관련한 본인 입장을 직접 소명하는 '대심'에 출석하기에 앞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지난해 7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와 전현희 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전 위원장에 대한 결격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결과가 감사위원 만장일치로 정해지자 이번 감사를 주도해 온 유병호 사무총장이 격렬히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감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다음주 중 공개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1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최재해 원장을 포함한 7명의 감사위원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전 위원장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결된 감사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면서 “감사위 의결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감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감사원은 전 위원장을 향했던 주요 의혹에 대해 전부 ‘불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감사 결과에 있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거나, 법리상 문제로 삼기 어려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의미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전 위원장의 상습지각 등 복무 기강 해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특별감사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10월 전 위원장이 과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내부 제보자의 허위 주장에 맞춰 감사원이 표적 감사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전 위원장에 대해 불문 결정을 내린 감사원은 다만 권익위 직원들이 신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혁신처의 계산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점, 상급자가 부하 직원에게 대학원 과제를 대신 시킨 점 등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권익위에 ‘주의’를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주 공개될 예정이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감사원 내부 취재 결과, 감사위원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이 격렬히 반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다수의 감사위원이 자신이 주도하는 감사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감사위원회 회의 자리에서도 긴 시간 격렬한 토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감사원 관계자는 “유 총장이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 총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영전된 인물로, 사실상 감사원의 ‘실세’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복수의 감사들을 앞장서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자신에 대한 감사 결과가 전해지자 전 위원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필귀정”이라며 “정의로운 결정을 해준 감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 총장이 항의를 한 사실에 대해선 “만약 사실이라면 유 총장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 상황에서 감사 결과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도록 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불법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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