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국제유가 또 ‘출렁’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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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부터 시행…OPEC+ 주요국도 감산 연장
30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7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인 지난 주말 종가보다 3.21달러(4.42%) 하락한 배럴당 6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바이가 4일(현지 시각)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원유 감산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세계 원유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제 유가는 한 때 3% 이상의 급증세를 보였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4일(현지 시각)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정례 장관급 회의 뒤 성명을 내고 오는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OPEC+ 회원국 차원에서 진행된 원유 감산 조치 가운데 최대 감산량이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7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00만 배럴에서 900만 배럴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감산 조치에도 지난 5월 국제 유가가 11% 가량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멈추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의 감산 조치와 더불어 OPEC+의 주요국들은 기존의 감산 규모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OPEC+는 지난해 200만 배럴, 지난 5월 166만 배럴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 사우디발(發)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이 이뤄지면, OPEC+의 총 감축량은 하루 466만 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감산된 원유의 총량은 전 세계 수요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우디의 깜짝 감산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한때 3% 이상 급등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의 8월물 가격은 아시아 거래에서 전장 대비 3.4% 급등한 배럴당 78.73달러까지 치솟았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중 한때 전장 대비 4.6% 오른 75.06달러까지 올랐다.

통상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를 기록하며 1년7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인 상황이다.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지금껏 하향 안정세를 보여 온 물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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