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늘어나는 까닭은?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1 10:05
  • 호수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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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베이커리 카페로 수익과 부동산 ‘두 마리 토끼’ 잡아
여기에 맞서는 중소형 카페 창업의 공략법 차별화해야

빵은 1890년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국내에 소개됐다. ‘면포’ ‘설고’라는 카스텔라 빵이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였던 시기다. 본격적인 빵 시대가 열린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풍국제분 공장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식품안전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빵 시장은 3조원 규모로 매년 커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어떤 빵을 가장 좋아할까. 매출액이 가장 많은 빵은 케이크다. 전체 빵 시장의 29%인 8348억원에 이른다. 케이크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생크림케이크다. 케이크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빵 제품은 ‘생필품성 빵’이라고 불리는 식빵이다. 시장 규모는 2100억원 정도다. 다음으로는 도넛 1532억원, 피자 1291억원, 핫도그 1024억원, 파이 1074억원, 카스텔라 680억원 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평균 78~93개의 빵을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빵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브랜드 제과점이다. 제과점 중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다. 전국에서 영업 중인 매장 수는 약 3500개에 달한다. 평균 투자금액 4억~5억원, 점포당 평균 월 매출액은 5558만원 정도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가 원가와 비용을 제외하고 버는 한 달 순이익은 매출액 대비 7~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뚜레쥬르의 점포당 월 매출액은 3856만원, 던킨도너츠 2247만원 수준이다.

ⓒ연합뉴스
3월2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베이커리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디저트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과점 vs 베이커리 카페

지난 5월 기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커리 브랜드 평판 1위 브랜드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다. 2위 대전 성심당, 3위 던킨도너츠, 4위 파리바게뜨, 5위 크리스피크림, 6위 군산 이성당 순이다. 국내 빵 시장은 제과제빵만 판매하는 기존의 제과점 시장과 카페를 결합한 베이커리 카페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최근 전국의 상권 동향을 살펴보면, 주요 상권에 크고 작은 베이커리 카페가 급증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대형화 바람이다. ‘소다’라는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스디인터내셔날은 ‘나인블럭’이라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를 수도권 상권을 중심으로 30개나 오픈했다. 베이커리 카페와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컨버전스 매장이다. 공정위의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나인블럭 베이커리 카페를 열기 위해 들어가는 자금은 200평 기준으로 가맹금과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 총 투자금액은 점포 비용을 제외하고 5억5900만원이라고 명기돼 있다. 이랜드도 최근 ‘프랑제리’라는 베이커리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25평 기준으로 점포당 투자금액은 점포 비용 제외하고 1억9730만원이다.

베이커리 카페 시장에서 눈에 띄는 테마는 한옥이다. 기와지붕이 있는 전통적인 한옥 건물에 베이커리 카페 간판을 내건 매장들이 늘고 있다. 기와집과 베이커리 카페는 다소 이질적인 테마일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 카페 시장에서 구매 가치를 상승시키는, 뉴스 가치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전통적인 기와지붕 아래의 베이커리 카페는 어쩌면 손님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고객 유입력을 높이는 장치로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저수지 인근에 가면 4만 평 부지에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영업 중이다. 국내 베이커리 카페 규모로는 가장 큰 한옥 베이커리 카페라고 알려져 있는 곳이다.

영업 실적은 어느 정도일까. 해당 카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월 매출액만 10억원, 연간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영업을 통해 올리는 수익보다 더 큰 수익 가치는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이다. 베이커리 카페 오픈 이전에는 평당 150만원 정도였던 땅값이 현재는 평당 500만원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베이커리 카페 주인은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가로 등극한 셈이다. 소박한 중소형 카페 창업을 생각하는 창업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먼 나라 얘기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베이커리 카페 시장의 또 다른 단면임은 부정할 수 없다.

 

중소형 베이커리 카페 창업의 틈새 전략

인생 2막에 예쁜 카페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대다수 평범한 창업 예정자는 투자금액 1억~2억원 정도의 중소형 베이커리 카페 창업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과연 틈새 전략은 있을까.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 시장에서 작은 빵집 카페를 창업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며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2023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큰 가게에 그닥 놀라지 않는다. 축구장 70배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도 접해 봤기 때문이다.

관건은 소비자 만족도와 반복 구매 빈도를 높이는 매력적인 베이커리 카페를 오픈하는 일이다. 상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은 기본적인 조건이다. 특히 매장을 대표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 개발은 필수사항이다. 그 카페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빵 메뉴 하나만 있어도 안정적인 수익을 견인하는 데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시선을 유도하면서 구매 가치로 이어지는 콘셉트 개발도 필요하다. 점포 밖에서 보이는 비주얼 가치로, 이른바 익스테리어(Exteriot) 경쟁력 높이기다. 내부 시설 또한 사진 찍을 거리가 많은 매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옥카페가 유행하는 것은 어쩌면 동서양 테마를 결합함으로써 뉴스 가치를 양산하고, 뉴스 가치가 구매 가치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상권 입지 측면에서는 월 임차료가 비싸지 않은 틈새 점포 찾기가 관건이다. 베이커리 카페를 찾는 핵심 고객은 남성이 아닌 여성층 고객이 절대적이다. 여성들의 감성코드를 공략하는 이유다. 구석구석 디테일 전략도 필요하다. 품격 있는 화장실 공간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 독립점 베이커리 카페를 오픈하더라도 브랜드 매장에 대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브랜딩 전략, 콘텐츠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다. 마지막은 남는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베이커리 카페의 인건비는 만만치 않다. 창업자 스스로가 제빵기술자인 파티셰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창업자는 흔치 않다.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을 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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