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독이 든 성배? ‘인재난’에 한숨 쉬는 이재명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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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후임 임명 난항…野일각 “후보군 모두 거부”
민주 원로 후보군으로…현역 의원이 맡을 가능성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양대노총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양대노총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가 ‘인재난’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사퇴한 뒤 당 지도부가 차기 혁신위원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이 제안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중도 성향’의 현역 중진의원이나 민주당 원로가 혁신위를 맡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위기 극복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더 나은 혁신을 해나가는 게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혁신위원장 인선이 어느 정도로 진행됐나’ 질문을 받자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다만 시사저널 취재 결과, 민주당이 혁신위원장 후임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래경 전 위원장이 과거 발언 등으로 낙마하자 후보군에 오른 외부 인사들 모두 부담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원내관계자는 “인선을 발표하자마자 언론과 여권이 과거와 신상을 꼬치꼬치 캐다 보니 (혁신위원장 후보군에 오른) 플랜B 인사들 모두 완곡한 거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며 “후임 인선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처음부터 후보 인재풀이 풍부했다면 ‘이래경 카드’를 내세웠을 리 없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상황이니 혁신위원장을 검증은커녕 말 그대로 모셔 와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철저한 ‘을’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외부 인사를 고집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당 상황을 보다 잘 알고 있는 현역 의원이나 당의 원로를 ‘소방수’로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외부 혁신위원장을 반대한다”며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원외 인사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나 (원래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에서 험지인 서초로 넘어가 싸우는 홍익표 의원 같은 분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 등을 논의한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당 내홍이 격화된 만큼 이를 둘러싼 계파 간 설전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7일 오후 열린 원내대표단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월요일(12일) 오전에 의총을 열어서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상임위원장 선정 기준에 대해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추인을 얻는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회의는)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고 당내 여러 그룹에서 의견을 줬다”며 “이를 공유하고 원내대표단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의견들을 제시해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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