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글도 휘두르는데 그냥 두나…노동정책 원칙 안 바꿔”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8 16: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노총 경사노위 대화 중단 선언에 기존 입장 고수
경찰 ‘유혈 진압’ 논란…한국노총 측 “경찰에 위해 가한 적 없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이 13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3조9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5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8일 노조 간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반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한 한국노총을 향해 “낫(정글도)을 휘두르며 저항하는데 그럼 그대로 둬야 하느냐”며 “불법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을 열고 “경사노위를 유지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원칙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날 한국노총은 산별 노조 간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해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민주노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에 유화적이었던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중단을 선언한 건 박근혜 정부 이후 7년5개월만이다.

한국노총의 이 같은 결정의 발단은 지난달 3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었다. 김 사무처장은 이날 체포 과정에서 경찰봉에 맞아 피를 흘렸고 한국노총은 곧장 경찰 진압에 항의하며 지난 1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던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김 사무처장에 대한 경찰의 진압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낫을 휘두르며 저항하고, 방패를 갖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 옳으냐. 불법을 자행하는 것에 공권력이 눈을 감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낫은 정글도를 지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권은 모르겠지만 윤석열 정권에서는 그렇게 못 하겠다”며 “엄정한 법집행과 노동 정책 원칙이 불법 시위 문제로 영향 받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김 사무처장이) 정글도로 경찰에게 위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노총 측은 “경찰이 쇠파이프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길이 120cm, 두께 2.2cm로 얇은 비계 지지대로, 쇠파이프가 아니었다”고도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