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대피 중인 보트에 포격…짐승만도 못해”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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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우크라 댐 붕괴 조사 돌입”
댐 붕괴로 침수된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11일(현지 시각)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 공격을 받아 부상한 주민을 보트에 태워 옮기고 있다. ⓒ AP=연합뉴스
댐 붕괴로 침수된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11일(현지 시각)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 공격을 받아 부상한 주민을 보트에 태워 옮기고 있다. ⓒ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카호우카 댐 붕괴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화상 연설을 통해 “ICC 대표단이 최근 며칠간 헤르손 지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에 있는 노바 카호우카 댐은 지난 6일 새벽 파괴됐다. 저수량(18㎦)이 한국 충주호의 6.7배 규모인 카호우카 댐은 인근 지역 주민의 식수로는 물론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로 이용되고 수력발전소 역할도 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댐 븡괴로 드니프로강 하류 마을 일대는 홍수에 잠겼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댐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저지른 테러 공격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난 발생 바로 다음 날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에서 ICC에 조사 관련 요청을 전달했고 업무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7일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특별 합동 조사단이 “환경학살과 전쟁 법·관습 위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국제 법률 전문가들이 홍수 피해 지역에 대한 포격을 포함한 재난 사후 상황을 직접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 테러범들은 대피로와 대피 거점, 사람들을 실어 보내는 보트 등에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며 “짐승들조차도 당신들(러시아)보다는 도덕적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지역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이 피난민 21명을 태운 구명보트를 포격해 3명이 죽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들 피난민은 물에 잠긴 헤르손주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안전지역으로 대피하던 중이었으며, 대부분 고령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군사행정부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프로쿠딘은 러시아군이 “의도적으로 구조를 방해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피난민들의 뒤에서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의 노력으로 러시아 점령 지역인 드니프로강 동안을 비롯한 피해 지역의 주민 4000명이 대피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마을 수십 곳이 아직 물에 잠겨있으며 러시아 점령 지역은 피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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