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수익성‧안정성 다 나빠졌다…韓기업 부채비율 8년만에 최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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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금리‧환율 상승 악재에 좀비기업 100곳 중 35곳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대충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의 내수 경기 불황을 지목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이 102.4%로 집계돼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줄줄이 악화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차입이 늘어 부채 비율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환율‧금리 인상 기조에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은 100곳 중 35곳으로 늘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129개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101.0%에서 102.4%로 올랐다. 2014년(106.5%) 이후 최고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해 외부차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7.6%에서 8.2%로 증가했다.

기업의 수익성도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3%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 역시 5.2%로 집계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제조업(6.3%, 6.3%)이 전기·영상·통신장비, 화학물질·제품, 비제조업(4.2%, 3.8%)이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모두 하락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2021년 654.0%에서 지난해 455.4%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수 비중은 2021년 34.1%에서 지난해 35.1%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다는 의미로, 이들 기업을 ‘좀비기업’으로 부른다.

한편 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16.9%로 지난해(17.7%)보다 소폭 둔화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이 2013년 통계 편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이와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이라 ‘선방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이 해외 수출 호조세를 보여 매출액증가율이 15.2%로 높아졌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오른 석유정제‧코크스가 66.9%, 제품가격이 오른 전기가스업이 46.8%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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