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멕시코에 돈 쏟는 까닭은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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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규제 우회…북미시장 장악력 높이려 멕시코 활용
SCMP “미국의 고율 관세·디커플링 탓에 인접국으로 몰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무역 규제를 우회해 북미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고자 멕시코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포털 ‘중국에 관한 남미·카리브해 네트워크’에 따르면, 2008년부터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 기반 프로젝트에 208억4000만 달러(약 27조원)를 투자했으며 그중 82억9000만 달러(약 11조원)가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2018년 이후 투자됐다고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는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미국은 또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으로부터의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이웃나라 멕시코는 중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면서도 북미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멕시코 공장에서 완성된 제품은 광범위한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아래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 쉽게 수출되기 때문이다.

미 육군전쟁대 에반 엘리스 연구교수는 SCMP에 “디커플링은 중국에 피해를 주고 멕시코에는 유리하기에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과 가까운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업체 다수가 이미 천연자원과 값싼 노동력에 대한 접근성 때문에 멕시코를 좋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멕시코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클라우드 접근성 확대를 위한 160만 달러(약 20억원) 규모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이 이 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예다.

엘리스 교수는 “중국은 공급망의 일환으로 멕시코에 투자하려 한다”며 “중국의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은 디커플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서방 기업들을 몰아내려 하는 움직임도 중국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멕시코의 공장 노조와 중국 기업을 경쟁자로 여기는 현지 대중의 인식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앨리스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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