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이 심근경색 사망률 높인다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9 12:05
  • 호수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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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개월 동안 체중의 5% 이상 빠지면 원인 찾아야

 일반인은 비만과 과체중에 대해선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저체중이 더 큰 문제다. 저체중은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로 지속적인 저체중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건강 위험을 부른다.

우선 영양결핍 문제가 있다. 말 그대로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로 세포 대사율이 하락하고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암과 관련된 문제도 있어 폐경 전 유방암·위암·폐암·구강암·흑색종·전립선암 등의 유병률이 더 높아진다. 위암·유방암·두경부암·식도암 환자 중 저체중인 경우 예후가 더 나쁘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저체중 환자의 사망 위험이 더 크다. 

영양결핍으로 인해 간염 및 결핵 유병률이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높은데, 폐결핵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교해 2.4배나 된다. 또한 적은 근육량 및 근감소증과도 관련이 있다. 영양결핍으로 근육 감소가 생기면 만성 피로와 체력 저하로 더욱 활동량이 부족해지고 다시 근육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호흡을 돕는 근육이 약화하는 문제가 심각한데,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 중 저체중인 경우는 사망률이 두드러지게 높다.

가임기 여성의 생식 관련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체지방이 적으면 지방세포에서 생기는 렙틴이 감소하고 월경 주기 조절을 맡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GnRH) 분비에 문제가 생겨 불규칙한 월경이나 무월경이 생긴다. 우울증·섭식장애·인지기능 저하 같은 정신 신경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저체중 시 렙틴 분비 저하가 신경세포 보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다양한 역학 연구에서는 치매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6~12개월 사이에 원래 체중에서 5% 이상 감소했다면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때 감별해야 할 몇몇 원인이 있다. 노화나 식욕 저하나 활동량 증가 때문일 수 있지만 정신질환(치매·우울·알코올중독), 호흡기질환(만성폐쇄성 폐질환·폐기종), 심장질환(심부전·부정맥), 소화기질환(흡수장애·궤양), 내분비계 질환(당뇨·갑상선기능항진증·부신기능부전증), 류머티스 질환, 감염성 질환(결핵·에이즈·기생충·심내막염·만성 요로감염), 신경계 질환(파킨슨병·뇌졸중)도 원인이다. 

그 밖에 약물로 인한 경우나 원인 불명인 경우도 흔하다. 노년층에서 간과하기 쉬운 원인은 정신적인 원인이나 치아 구강 질환이다. 특히 정신적인 원인이 의외로 많아 체중 감소 원인의 10~25%까지 보고된 바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시사저널 박정훈

하루 5~6회 식사로 칼로리 늘려야

체중 감소가 단기간에 일어났다면 반드시 진료를 통해 관련 증상을 확인하고 앞서 언급한 원인 질환 중 위험도에 따라 감별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저체중 개선은 식이 개선과 근력운동의 두 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저체중인 사람은 흔히 체질 문제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식습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섬유질이 너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칼로리 섭취를 늘려야 한다. 건강하게 체중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실제 필요한 칼로리보다 하루 약 500kcal를 추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끼니 수를 늘려 하루에 자주 식사하는 방법이 있다. 하루 최소 5~6회 식사한다고 생각하고 그중 간식을 2~3회 포함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체중 증가를 위해서는 근육량 증가를 위한 근력운동은 필수적이다. 주 2~3회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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