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불법 기밀 반출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가장 사악하고 악랄한 권력 남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기소가 “선거 개입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하는 등 37건의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다. 기소인부 절차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법원이 피의자에게 자신의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패한 현직 대통령이 조작된 가짜 혐의로 최고 정적을 체포당하게 한 것”이라며 “정치적 박해이자 선거 개입이며, 대선을 조작하고 훔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권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자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특히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쫓을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며 정치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다.
제기된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자택에 보관하던 수백 건의 기밀 문건이 개인 소지품과 뒤섞여 박스에 보관돼 있었다며 “모든 상자를 살펴볼 기회가 없었다. 난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이러한 (기밀) 문건들을 갖고 있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많은 기밀 문건을 계속 보관하기 위한 계획을 꾸몄고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와 환호하고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