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본에 대한 전승기념일’ 부활 추진…제재 보복 차원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6.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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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과 협력해 러시아에 비우호적 활동한 것에 대응”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스카야 탑과 성 바실리 대성당의 모습 ⓒ TASS=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스카야 탑과 성 바실리 대성당의 모습 ⓒ TASS=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일본과 갈등을 빚어 온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의 명칭을 ‘국군주의 일본에 대한 전승기념일’로 변경하는 보복을 추진한다.

20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스통신과 일본 NHK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단순히 ‘2차 대전 종전일’로 불리던 9월3일의 공식 명칭을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와 2차 대전 종전의 날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9월3일은 옛 소련이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전승기념일’로 기렸던 날인데 당시의 명칭을 되살린 셈이다.

러시아는 2010년부터 9월2일을 종전일로 대신 기념해 오다가 2020년부터는 9월3일로 일자를 바꿨다. 이에 더해 명칭까지 과거로 되돌림으로써 대일전승기념일을 실질적으로 부활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란 표현에 대해 “역사적 정의의 원칙을 반영해 연방법 수준에서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일본은 서방과 협력해 우리나라(러시아)를 상대로 현대 러일 관계에서 전례가 없는 비우호적 활동을 펼쳐왔다”면서 2차 대전 종전일 명칭 변경은 그런 일본에 대한 대응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법안은 러시아 상원에서 재차 논의된 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확정된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3월 서방의 대러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48개국에 속해 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 왔으며, 최근에는 미국에 포탄 원료인 화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회적 군사지원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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