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엔 ‘침묵’ 포스코는 “더 간다”…증권가 상반된 반응, 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5 15: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체 있는 성장”…POSCO홀딩스‧포스코퓨처엠 목표가 줄상향
단기간 급등세에는 ‘과열 조정’ 경고도…“중장기 성장성 기대”

국내 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를 둘러싼 기대감엔 이견이 없지만, 개별 종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특히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주를 둘러싼 증권가 리포트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와 관련된 분석을 사실상 손 놓은 상태인 반면, POSCO홀딩스나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 그룹주에 대해선 잇따라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 본사ⓒ시사저널 임준선<br>
포스코 본사 ⓒ시사저널 임준선

증권시장에 솟아난 2개의 ‘불기둥’…에코프로‧포스코 ‘활활’

25일 국내 증권시장의 열기는 다시 한 번 2차전지주가 이끌었다. 이날 장중 에코프로는 131만원, 에코프로비엠은 43만2000원, 포스코퓨처엠은 60만3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POSCO홀딩스도 6% 가량 오른 67만9000원을 터치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8일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장에서 16년 만에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타이틀을 꿰찬 이후 2차전지주 랠리가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끌어당기는 흐름이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 형제주와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 그룹주 4종목의 시가총액 규모를 합치면 무려 178조원 수준이다. 에코프로 형제주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1‧2위를 다투고, 포스코 그룹주는 각각 4위와 9위에 자리매김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네 종목의 주가 모두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최소 4배에서 최대 16배 크게 오른 터라, 시장에선 ‘과열 경고등’이 꾸준히 울리고 있다. 그러나 경고와는 무관하게 투자심리는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주 모두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회사이고,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다. 세계 최대 철강 기업을 표방하던 포스코 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POSCO홀딩스는 포스코 그룹의 지주회사이고, 포스코퓨처엠은 2차전지 소재 부문 계열사다. 네 종목 모두 ‘K-배터리’ 산업의 리더 격인 셈이다.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11.91% 오른 111만8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11.91% 오른 11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에코프로 ‘유구무언’ vs 포스코 ‘90만원 간다’

다만 증권가 반응을 종합하면,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 분위기다. 에코프로를 두고선 ‘과열될 만큼 과열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포스코 그룹주를 두고선 ‘더 성장할 가치가 있다’는 긍정적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날 증권가에선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50만원에서 90만원으로 가장 높이 올려 잡았고, 삼성증권(80만원), NH투자증권(75만원), 현대차증권(74만5000원), 하나증권(74만원), 유진투자증권(74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73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최근 한 달 간 45%나 폭등했지만, 아직 10~4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으로 주가 조정 우려가 대두될 수 있지만 성장이 가장 확실한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오는 2030년까지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며 “POSCO홀딩스는 2차전지 소재의 지배적 과점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1988년 한국 최초의 국민주였던 포항제철이 35년 만에 한국 최고의 국민주 POSCO홀딩스로 진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포스코퓨처엠도 마찬가지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46만원에서 56만원으로, 키음증권은 41만원에서 66만원으로 올렸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경쟁사 대비 포스코퓨처엠이 프리미엄을 받는 이유”라고 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리튬‧니켈 등 업스트림 투자 역량을 확대하고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증설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는 모습 ⓒ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는 모습 ⓒ연합뉴스

2차전지株 모두 ‘과열’…“단기 급등 주가 조정 우려”

반대로 에코프로는 지난 5월 이후 종목 분석 리포트가 전무한 상태다. 당시 제시된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도 42만5000원으로 멈춰있다. 지난 4월 에코프로에 대해 처음으로 ‘매도’ 의견을 제시한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현 시가 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하는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뒤로 에코프로 주가는 3개월 만에 2.6배 폭등했다. 기존의 주식 시장 문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두 종목의 평가가 엇갈린 데에는 각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가의 수익성 지표를 뜻하는 PER(주가수익비율)이 에코프로비엠은 160배, 에코프로는 80배 수준에 달하는데, POSCO홀딩스는 17배 수준이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비교하면 에코프로는 이미 급등할 대로 급등했지만 포스코 그룹주의 경우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포스코 그룹주의 과열 양상에 대해서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건 아니다. 포스코퓨처엠의 PER도 355배 수준에 달한다. 일부 증권사는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가를 올려 잡으면서도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과 마찬가지로, 현재 기업의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판단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차전지가 미래 산업이란 데엔 이견이 없지만 에코프로나 포스코 등 개별 종목의 주가 상승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넘어선 폭등세엔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