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긴장을 못 풀게 만드는 ‘GOAT’ [2023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1 15:05
  • 호수 176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연예계 인물]
56.2% 압도적 지목률로 4년째 영향력 1위…BTS·강호동·블랙핑크 등이 뒤이어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국민 1000명 설문조사…‘시대의 희망·요구·과제’ 상징하는 ‘대한민국 권력 지도’

지금 대한민국은 누가 움직이고 있을까. 2023년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판을 떠받치고 움직이는 그 역동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면밀히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시대적 요구를 파악할 수 있다. 민심이 가리키는 시대의 희망과 과제도 찾아낼 수 있다. 마침내 신호와 소음을 구분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은 시대상을 담아내는 일이다. 한국을 움직인다는 말은 민심에 가장 빠르고 예민하게, 그리고 가장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대한민국의 희망과 요구, 과제들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도도한 민심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인물들을 살펴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34년째 매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영향력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는 특정 분야 역사상 최고의 인물을 의미한다. 지난해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메시에게 이 GOAT란 칭호가 뒤따랐다. 

한국 방송·연예계 인물 중에도 GOAT가 존재한다. 바로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시사저널의 올해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방송·연예 부문 조사에서 지목률 56.2%로 1위에 올랐다. 2022년 조사에서 76.6%였던 유재석의 지목률은 올해 20.4%포인트 내려갔다. 그러나 2위 방탄소년단(BTS·27.8%)의 2배 이상, 3위 강호동(9.0%)의 6배 이상으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부문 구별을 없앤 전체 영향력에서도 당당히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방송·연예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재석이다. 시시각각 트렌드가 바뀌고 결과에 따라 냉혹하게 평가받는 방송·연예계에서 매해 영향력 1위에 오른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유재석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은 지난 6월말 200회를 맞았다. 2018년 8월 첫 방송 이후 5년째 변함없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방송 초기 일반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들었던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명사들을 초청해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어떤 포맷과 주제라도 능히 소화할 수 있는 유재석이 없었다면 롱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연합뉴스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는 유재석  

유재석은 《유 퀴즈》를 비롯해 《놀면 뭐하니?》 《런닝맨》 등 기성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을 주무대로 삼고 있지만, 색다른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플레이유 레벨업: 빌런이 사는 세상》(이하 《플레이유》),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예능과 유튜브 예능 《핑계고》에서도 그의 활약상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올 4~7월 유재석이 출연한 카카오TV 예능 《플레이유》는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예능이다. 매주 화요일 카카오페이지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이를 편집해 OTT 티빙에 공개했다. 게임 속 세상이라는 설정 아래 유재석은 게임 캐릭터가 되고 생방송에 접속한 시청자들은 플레이어로서 전략을 제안했다. 이처럼 신선한 시도는 온라인상에서 연일 화제를 모았다. 《플레이유》를 연출한 김노은 PD는 “콘텐츠의 처음이자 끝은 유재석이었다”며 “어떤 상황에 던져져도 너무나 안정적이다 보니 제작진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플레이유》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7월19일 제2회 청룡 시리즈어워즈(OTT 작품 대상 시상식)에서 남자 예능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그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에서 총 19번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이미 오래전 정점을 찍고도 자기복제가 아닌 성장을 거듭하는 방송·연예인이 동시대는 물론 역사를 통틀어 유재석 말고 누가 있을까. 지난해 유재석과 함께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을 만든 정효민 PD는 유재석에 대해 “긴장을 못 풀게 한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끝내는 순간까지 늘 긴장하게 만든다”면서 “오래 방송을 해왔으면 ‘이렇게 해도 괜찮아’ 하고 느슨해질 수도 있는데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명감을 갖는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는 게 재미있고 즐겁다”며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스1·연합뉴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뉴스1·연합뉴스

2위 BTS는 2021년(31%)과 2022년(36.2%)에 이어 올해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6월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성대하게 열린 BTS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는 이 그룹과 K팝 전체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서울 외에도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오사카 같은 해외에서 BTS 10주년 축하 옥외 광고가 설치돼 글로벌 아미(BTS 팬)를 맞았다. 

앞서 BTS는 10주년을 앞두고 팀 완전체 신곡 《테이크 투(Take Two)》를 발표하기도 했다. 팬들을 향한 애정을 담은 이 노래는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92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와 글로벌 스포티파이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단지 한 팀의 가수 데뷔 기념식이 국가적 차원의 행사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규모로 진행됐다”면서 “BTS는 한국 가요를 진정한 세계적 팝으로 만든 우리나라 역사상의 기념비적 존재다. 아시아 황인으로서 글로벌 톱스타 자리에 오르며 세계 팝의 역사도 새로 썼다”고 평가했다. 

유재석과 더불어 오랜 기간 국민MC로 불려온 강호동도 3년째 3위였다. 강호동은 TV와 유튜브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4위는 블랙핑크(8.2%), 5위는 손석희 전 JTBC 앵커(4.4%), 6위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3.6%), 7위는 나영석 PD(3.0%)가 차지했다. 

시사저널은 지난해부터 전문가 조사와 더불어 일반국민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일반국민도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방송·연예계 인물로 유재석을 꼽았다. 해당 조사의 유재석 지목률은 60.8%로 전문가 조사보다 높다. 2·3·4위도 BTS(27.0%), 강호동(14.6%), 블랙핑크(6.6%)로 전문가 조사 순위와 같았다. 5위(임영웅·6.2%)와 6위(이경규·6.0%), 7위(신동엽·5.6%)는 전문가 조사와 달랐는데, 인기와 매체 노출 빈도 등 대중성을 많이 반영하는 일반국민 조사의 특성이 엿보인다. 

‘2023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각 100명씩 전문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지난해부터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국민 조사를 신설해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7월3일부터 7월21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면접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4.4%포인트다. 올해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 ‘2023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특집 연관기사 
[2023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지금 대한민국의  희망과 요구를 읽는다
[전체 영향력] 윤석열-이재명-이재용 ‘부동의 Top3’…한동훈 ‘빅4’ 약진
[윤 대통령에 영향력] 집권 2년 차에도 여전한 김건희 영향력
[정치인·행정관료] 맞으면서 커지는 존재감…이재명 2년 연속 1위
[경제인·경제관료] 이재용 영향력 압도적이지만 ‘첩첩산중’ 악재 부담 
[언론매체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전통의 ‘빅3’ KBS·조선일보·MBC 위상 재정립
[사회인] 손석희-한동훈-유시민-유재석...‘확고한 1위’는 없었다
[문화예술인] ‘봉준호 열차’의 질주는 계속된다  
[방송·연예인] 유재석, 긴장을 못 풀게 만드는 ‘GOAT’
[스포츠인] 건재한 손흥민, 도약하는 이강인·김민재…韓축구 ‘트로이카’ 시대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