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염수 안전 홍보 영상’ 조회수가 이상하다? 野 의혹 제기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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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예산 들여 ‘오염수의 진실’ 제작…1600만회↑ 껑충
野 “임영웅 뮤비 수준…홍보비 조회수 올리는 데 썼나”
정부가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에 게시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영상 중 한 장면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정부가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에 게시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영상 중 한 장면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정부가 한 달 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취지로 제작해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의 조회수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채널 구독자 수와 다른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 등을 살펴봤을 때 해당 영상의 조회수가 비상식적으로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7일 정부 정책 홍보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에 올라온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4분26초짜리 영상이 23일 오후 4시 현재 조회 수 1628만 회를 돌파했다.

비슷한 무렵 게시된 《우리 수산물!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우리 바다 방사능 유입 원천 차단! 국민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등 다른 오염수 관련 홍보 영상 조회수는 전부 평균 1000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말도 안 되는 수치라며 ‘조회수 조작’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에 출연해 “거의 가수 임영웅의 뮤직비디오 정도 (조회수가) 나왔더라. 임영웅 뮤직비디오가 1년 걸려서 1600만 회 간 게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만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용했다는 이 10억원의 홍보비가 진짜 조회 수 올리기에 쓰인 게 아니냐”고 말했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 역시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해당 영상의 조회수를 지적하며 “돈을 주면 올려주는 업자들이 있다”며 “담당자가 열어보면 어느 나라가 접속했는지까지 다 나오니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무슨 BTS도 아니고, 점검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4분26초 분량의 영상에는 교수 등 전문가들이 출연해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한다. “커피 한 잔을 드셔도 그리고 우유 한 잔을 드셔도 계란 하나를 드셔도 다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폭을 받는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는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된다”, “우리 바닷물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또 다른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오늘정책》에 ‘후쿠시마 방류한다는데, 우리 수산물 안전할까요?’라는 제목의 1분짜리 영상도 게재했다. 이 영상 역시 한 달 만에 조회 수 1069만 회를 상회하고 있다.

두 영상은 정부가 ‘수산물 안전 관리’ 정부정책 홍보를 목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총 1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영상 제작비 중 3800만원을 대통령실 예산으로 집행한 사실도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본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정부가 부적절하게 예산을 집행했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해당 영상에도 “우리 정부가 일본 대변인인가요?” “국민 세금을 누가 이따위로 쓰라고 했나” “조회수가 수상하다” 등 영상의 제작 의도와 높은 조회수에 의아함을 드러내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 오후 1시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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