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광고 복귀, 왜 이슈됐나…‘디바’의 파급력 어땠기에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0.0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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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상업광고 복귀, 첫 광고는 ‘롯데온’
애니콜·CK·처음처럼 등 과거 광고 효과 주목

 

이효리가 11년 만에 광고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광고는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광고다. ⓒ롯데온 제공
이효리가 11년 만에 광고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광고는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광고다. ⓒ롯데온 제공

이효리가 11년 만에 광고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광고는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광고다. 지난 4일 롯데온은 이효리가 등장하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처음 솔로 활동을 시작했던 2003년 롯데 영플라자의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이효리는 20년 만에 롯데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며 상업광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효리가 지난 7월 광고를 다시 하겠다는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 이후, 대기업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금융사, 항공사, 유통업계, 여행사, 화장품, 백화점 등 다양한 기업이 댓글로 줄을 서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이효리의 ‘광고 복귀’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그가 출연한 광고의 막대한 광고 효과 때문이다.

 

업계 움직인 광고 모델…기업 ‘헌정 광고’까지

《텐미닛》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2003년, 이효리가 광고한 델몬트 망고는 한 달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4년부터 4년간 이효리가 광고한 삼성 애니콜 시리즈는 업계 1위는 물론, 매출 300% 증가라는 효과를 봤다. 애니모션, 애니클럽, 애니스타로 이어진 광고들이 연이어 히트를 쳤고, 북한 무용수 조명애와 촬영한 남북합작 CF는 특히 화제를 모았다. 삼성은 이효리의 계약 기간 종료 후 고마움을 전하며 헌정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캘빈클라인은 2000년대 후반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그동안 청바지 시장을 지배했던 리바이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효리를 둘러싸고 리바이스와 게스, 켈빈클라인이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2009년에는 이효리가 광고한 게스가 1위를 차지했고, 2011년 이효리가 다시 켈빈클라인을 광고하면서 켈빈클라인은 1위를 탈환했다. 

2006년 12월20일 오후 압구정 CGV에서 애니스타 쇼케이스에서 공연한 이효리(오른쪽)와 이준기 ⓒ연합뉴스
2006년 12월20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애니스타 쇼케이스에 참석한 이효리(오른쪽)와 이준기 ⓒ연합뉴스

소주 시장에서 ‘처음처럼’의 도약을 이끈 것도 이효리다. 2007년 이효리의 “흔들어라, 처음처럼”이라는 한 마디는 시장에 등장한 처음처럼의 인지도를 빠르게 확산시켰고, 이로 인해 흔들어 마시는 ‘회오리주’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효리는 5년 동안 8번의 재계약을 하며 처음처럼을 광고했는데, 이 기간 동안 처음처럼의 판매량은 20억 병 이상이었다. 후발 주자가 빛을 보기 어려운 소주 시장에서, 롯데주류는 이효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10% 미만이었던 소주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렸다.

이효리와의 계약이 종료되자, 롯데주류는 ‘굿바이 동영상’을 온라인과 SNS를 통해 방영하고, 헌정 소주를 공개하며 아름답게 이별했다. 이효리는 당시 SNS에 “몇 년 동안 소주병에 붙은 내 얼굴이 좋을 때도 싫을 때도 있다”면서 “사람들의 시름 속, 내 웃는 얼굴이 조금의 위로가 됐길”이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광고계의 블루칩이었던 이효리가 2012년부터 상업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 광고계에는 지각 변동이 일었다. 이효리는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게 여겨졌다며, 채식에 반하는 음식이나 동물 실험을 하는 화장품 광고 또한 찍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이효리 소속사는 이효리의 ‘광고 중단 선언’ 이후, 광고 계약을 맺고자 하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고도 전했다. 이효리를 광고 모델로 염두에 뒀던 기업이나 광고업계는 이효리를 대신할 광고 모델을 찾기 위해 열을 올리기도 했다.

이효리는 오는 12일, 디지털 싱글 《후디에 반바지》로 6년 만에 컴백한다. ⓒ안테나뮤직 제공
이효리는 오는 12일, 디지털 싱글 《후디에 반바지》로 6년 만에 컴백한다. ⓒ안테나뮤직 제공

12일 컴백으로 본격 활동 시동…광고 효과 커질 것

당시 이효리는 환경 보호와 유기견 보호 등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의 광고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가 2017년 4년 만의 컴백을 했을 때도 광고 출연 제안이 쏟아졌지만, 광고와 PPL 제안을 모두 고사했다. 

이후 진행한 공익적 활동의 효과도 컸다. 그가 모델로 나선 것은 2018년, 청각 장애인들이 만드는 수제화인 아지오 구두의 제안을 받고서다. 이효리가 광고 출연료로 받은 것은 촬영 당시 착용한 구두 한 켤레였다. 해당 신발 브랜드를 이효리의 SNS에 소개한 이후, 아지오 사이트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효리는 팬 사인회, 봉사활동 등을 통해 유기동물 보호소에 사료를 지원하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동물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효리는 최근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많이 벌고, 많이 쓰고, 기부도 많이 하고 싶다”며 “기부하는 액수가 광고를 찍을 때보다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 활동과 광고 활동에 모두 시동을 건 만큼, 광고의 파급력 역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효리는 오는 12일, 디지털 싱글 《후디에 반바지》로 6년 만에 컴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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