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스크’ 온다…뜨거워지는 지구, 한국경제가 입을 타격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0.06 13: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 온난화,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에 큰 영향 미쳐
한은 “온도 상승시 2100년 GDP 최대 5.4% 감소”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지난 30일 국립대구과학관 실내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기후위기가 찾아온 지구를 나타내는 SOS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지구 평균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2100년경 최대 5.4%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기후 위기가 찾아온 지구를 나타내는 SOS시스템 ⓒ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구 평균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2100년경 최대 5.4%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기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6일 ‘수출입경로를 통한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국내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구 평균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구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 기후 충격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수출입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도 파급된다는 설명이다.

수출 경로 측면에서 장기간의 온도 상승은 교역 상대국의 생산성과 소득 감소로 이어져 국내 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등 주요 산업의 수출 감소를 야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하지 않아 온도 상승이 극대화하는 녹색금융협의체(NGFS)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 한국 GDP는 2100년경 2.0~5.4%(2023~2100년 누적 대비)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11.6~-23.9%), 정유(-9.7~-19.1%), 화학(-7.6~-15.7%), 철강(-7.2~-15.6%) 업종의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 상승에 따른 전 세계 GDP와 국내 산업 수출액 변화 ⓒ한국은행 제공
온도 상승에 따른 전 세계 GDP와 국내 산업 수출액 변화 ⓒ한국은행 제공

수입경로 측면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장기간의 온도 상승이 글로벌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로 이어져 국내 수입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 온도가 계속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글로벌 농축수산물 가격은 평균 온도 상승 폭이 1.5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하락하다가, 이를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 전환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온도가 낮을 때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작물의 생산성이 오르지만, 지속적으로 온도가 오르면 결국 작물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가격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는 글로벌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와 글로벌 수요 감소를 통해 국내 산업 생산을 위축시키고 부가가치 감소를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입 농축수산물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품 제조업, 음식 서비스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정유, 화학 산업에서 생산 위축이 발생하고 부가가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경우 재무 건정성이 악화하면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시장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재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보고서에서 다루지 않은 자연 재해에 의한 물리적 피해가 확대될 경우, 해외 기후 리스크가 글로벌 공급망을 거쳐 국내 경제에 예상보다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은 해외 기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