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종합병원·병·의원들, ‘약 처방’ 늘렸나
  • 구자익 인천본부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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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목수 적정성평가서 절반 이상이 중하위권에 머물러
전국평균 이상 소화기관용 약 처방하는 의료기관 수두룩

인천시내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발표한 ‘약품목수 적정성평가’에서 중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품목이상의 약품을 처방한 비율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은 전국평균을 웃도는 의료기관이 수두룩했다.  

이번 평가결과,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전년대비 처방건당 약품목수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올해 연말쯤 제약회사가 의사나 약사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규모 등을 작성해 놓은 ‘지출보고서’를 조사해 공개할 예정인데, 이번 약품목수 적정성평가 결과와 연관성이 있을 지 주목된다.

10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심평원은 지난 7월26일 약품목수 적정성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대상은 전국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의원, 치과 병‧의원,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의료원 등 5만3330곳의 의료기관들이 지난해 1년간 외래에서 원외 처방된 약제다. 

인천에선 상급종합병원 3곳과 종합병원 17곳, 병원 52곳, 요양병원 33곳, 정신병원 10곳, 의원 1581곳, 보건소 9곳, 보건지소 5곳 등 1710곳이 평가를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경 Ⓒ심평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경 Ⓒ심평원

병원급 의료기관, 처방건당 약품목수 가장 많아

전국 의료기관의 전체 상병 처방건당 평균 약품목수는 3.64개로 분석됐다. 병원이 3.7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원 3.71개, 종합병원 3.43개, 상급종합병원 3.03개의 순이다. 이는 전년(3.40개)대비 0.24개 증가한 규모다. 병원이 0.28개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의원은 0.26개, 종합병원은 0.09개, 상급종합병원은 0.03개가 늘어났다. 

특히 호흡기계 질환의 처방건당 평균 약품목수가 4.58개로 전년대비 0.21개 증가했고, 근골격계 질환의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3.51개로 전년대비 0.04개 늘었다.

처방전 1장에 6품목이상 처방한 비율은 전국평균이 14.22%로 파악됐다. 의사가 외래환자 10명 중 1명 이상에게 6가지 이상의 약품을 처방한 셈이다. 병원이 15.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의원 14.75%, 종합병원 14.14%, 상급종합병원 12.02%로 파악됐다.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의 전국평균은 48.26%로 분석됐다. 처방전 2장 중 1장엔 소화제가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병원이 50.40%로 가장 높았다. 의원은 49.83%, 종합병원은 39.23%, 상급종합병원은 25.98%로 조사됐다.

심평원은 호흡기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의 처방건당 약품목수와 6품목이상 처방비율,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을 평가한 후 전국의 의료기관을 백분위 기준으로 분류해 등급을 매겼다.

상위 20이하는 1등급, 20초과 40이하는 2등급, 40초과 60이하는 3등급, 60초과 80이하는 4등급, 100이하는 5등급으로 평가했다. 비교적 상위권은 1~2등급이고, 중하위권이 3~5등급인 셈이다. 진료건수가 100건 미만이거나 원외처방이 30건 미만인 의료기관은 등급에서 제외시켰다.

인하대병원 전경 Ⓒ구자익기자
인하대병원 전경 Ⓒ구자익기자

인하대병원, 상급종합병원들 중 유일하게 1등급 받아 

인천시내 상급종합병원 3곳은 비교적 상위권 성적을 받았다. 인하대병원이 유일하게 1등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천대 길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은 2등급을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근골격계 질환의 처방건당 약품목수 부문에서 3등급을 받았고, 인천성모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하지만, 인천시내 종합병원 17곳 중 9곳이 중하위권인 3~5등급에 머물렀다. 1~2등급을 받은 종합병원은 8곳(47.1%)이다.  

1등급은 근로복지공단인천병원과 온누리병원 등 2곳(11.8%) 뿐이다. 2등급 명단엔 나사렛국제병원과 국제성모병원, 부평세림병원, 나은병원, 인천시의료원, 인천세종병원 등 6곳(35.3%)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 중 나사렛국제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을 웃돌았고, 나은병원은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3등급은 뉴성민병원과 인천백병원, 인천사랑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힘찬종합병원, 한립병원 등 6곳(35.3%)이다. 뉴성민병원과 한림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보다 높았고, 인천백병원은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을 웃돌았다. 인천사랑병원과 인천기독병원, 인천힘찬종합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을 상회했다.

4등급은 검단탑병원과 비에스종합병원, 현대유비스병원 등 3곳(17.6%)이다. 검단탑병원과 비에스종합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보다 높았고, 현대유비스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도 전국평균을 웃돌았다. 5등급을 받은 종합병원은 없었다.

 

인천시내 병원급 의료기관 중 53.8%가 중하위권 성적

인천시내 병원급 의료기관 52곳 중 28곳(53.8%)이 중하위권 성적에 머물렀다. 1등급은 경인권역재활병원과 대찬병원,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희망나눔병원, 부평중앙병원, 서송병원, 엠앤비여성병원, 올림피아병원 등 7곳(13.5%)이다. 이들 중 경인권역재활병원과 올림피아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을 웃돌았고, 대찬병원과 앰엔비여성병원은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2등급 명단엔 국제바로병원과 바로병원, 방그레병원, 브래덤재활병원, 새건병원, 성모사랑병원, 송도연세병원, 연세백퍼센트병원, 아인병원, 나누리병원, 한길안과병원, 강화병원, 인천아시아드병원, 인천연세병원, 저스트병원, 청라좋은병원, 인천보훈병원 등 17곳(32.7%)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 중 성모사랑병원과 아인병원, 인천연세병원의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3등급은 더블유여성병원과 주안나누리병원, 모두병원, 서울바른척도병원, 오케이병원, 인천더드림병원, 인천하이병원, 전병원, 청라국제병원, 청라여성병원, 한마음병원 등 11곳(21.6%)이다. 더블유여성병원과 한마음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보다 높았고, 주안나누리병원과 모두병원, 전병원은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을 웃돌았다. 청라여성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 모두 전국평균을 상회했다.

4등급은 가천대부속 동인천길병원과 고은여성병원, 글로리병원,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새봄여성병원, 송도미소어린이병원, 부평힘찬병원, 영종국제병원, 청라연세어린이병원 등 9곳(17.3%)이다. 가천대부속 동인천길병원과 고은여성병원, 글로리병원, 송도미소어린이병원, 부평힘찬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을 웃돌았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과 새봄여성병원, 청라연세어린이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5등급은 받은 병원은 8곳(15.4%)이다. JS노송병원과 나래병원, 서울이룸병원, 성모윌병원, 알엠병원, 착한마디병원 등 6곳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과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미추홀병원은 6품목이상 처방비율이 전국평균을 웃돌았고, 인천마디병원은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가 처방하는 약품 수가 많다”며 “복용하는 약의 많으면 부작용이나 위장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바른 약제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병원별로 처방전당 약품목수를 평가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은 홈페이지에 마련된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를 통해 전국 병·의원들의 각종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성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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