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막말’에 “이재명 쌍욕은?” 첫 발도 못 뗀 국방위 국감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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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장관 임명 철회’ 피켓에 與 입장 거부
신원식-이재명 막말 관련 공방에 파행…與 “민주당 사과하면 복귀”
21대 마지막 국감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측 의원들 자리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철회가 적힌 손팻말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1대 마지막 국감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측 의원들 자리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철회가 적힌 손팻말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국정감사가 10일 신원식 신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의 피케팅과 이에 반발한 여당의 입장 거부로 파행됐다. 야당이 신 장관의 ‘막말’ 논란을 언급하며 부적격 인사임을 강조하자, 여당이 이재명 대표의 과거 욕설 사건으로 맞불을 놓으며 양측의 공방이 거세졌다. 국민의힘은 파행의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돌리고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부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 국방위원들이 자리에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고 쓰인 피켓을 걸자 곧장 여당 국방위원들이 피켓을 내리길 촉구하며 국감장 입장을 거부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 역시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회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 김병주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번 청문회 때 신원식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했는데 임명됐다”면서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국정감사 주체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피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피케팅을 구실로 국민의힘과 국방위원장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일단 들어와서 시작하고 불만이 있으면 그때 얘기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신 장관을 과거 막말 논란과 역사관을 문제 삼으며 국방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다. 신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7일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국민의힘 국방위 간사 성일종 의원은 “임명을 철회하라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라며 “임명된 장관을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피켓을 떼지 않으면 우리는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응수했다.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은 한동안 이어졌다. 김병주 의원은 “국민들은 아직도 신 장관의 막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일종 의원은 “(야당이 신 장관의) 막말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할 얘기가 없겠느냐”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과거 욕설 논란을 소환했다. 그는 “성남시장 하면서 형수 쌍욕 한 사람도 있었다. 신 장관은 자연인일 때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여기서 이재명 대표 얘기가 왜 나오느냐”고 항의하면서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의 회의장 불참을 비판하며 개의를 촉구했다. 김병주 의원은 “국민의힘은 10시35분까지 피켓을 떼지 않으면 파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엄포”라고 비판했다.

오후 들어 야당은 피케팅을 중단하고 여당에 국감 참석을 종용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한기호 국방위원장을 제외하고 이미 국회로 돌아간 상태였다.

성일종 의원은 ‘오늘 파행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민주당이 이 파행에 대해 사과하면 들어가겠다.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국방부 국감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주 의원은 “(피켓을) 제거했는데도 응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오후 국감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신 장관도 강하게 질타했다. 국정감사를 위해 오전부터 대기 중이던 장성들과 장병들은 여야의 입씨름만 지켜보다 현장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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